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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어린 투수들이 살려놓은 프로야구, 재 뿌린 선배.
문동주는 12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KBO 공식 기록으로 160.1km의 구속을 찍었다. 지난해 SSG 랜더스 조요한이 자체 시스템 측정 결과 160km를 넘긴 사례는 있지만, 문동주는 KBO리그 역사상 공식 경기에서 처음 160km를 넘긴 투수이자 가장 빠른 공을 던진 투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일찌감치 예고된 기록이었다. 지난해 프로에 입단할 때부터 문동주는 강속구 유망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루키 시즌에는 그 관심을 이겨내지 못했을 뿐, 2년차인 올해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느낌이다. 앞으로도 여러차례 160km 고지를 정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런 라이벌 의식은 너무 좋다. 두 사람의 성장에 도움이 될 거고, 이를 지켜보는 팬들도 즐겁다. 최근 암울한 소식만 날아들었던 KBO리그인데, 두 사람의 경기력에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안우진은 학교 폭력 문제로 대표팀 승선에 걸림돌이 있기는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런 젊은 투수들이 이런 건강한 이슈로 경쟁을 해줘야 대표팀 마운드 세대교체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 두 사람이 부상만 조심하며 건강한 경쟁을 한다면, 흥행에 엄청난 호재가 될 수 있다.
그런데 하루 만에 또 다른 악재가 터져나왔다. WBC 참패, KIA 장정석 전 단장의 뒷돈 요구, KBO 비리 압수 수색, 롯데 서준원의 성범죄 관련 등 개막 전부터 시끄러웠던 프로야구. 잠잠해지나 했더니 LG 트윈스 이천웅발 불법 도박 혐의가 야구 뉴스를 뒤덮고 있다. 일찌감치 나온 얘기였고, 선수 본인이 부인을 해왔지만 검찰 수사가 들어가자 결국 자신의 혐의를 시인하고 말았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도박 이슈는 잊을만 하면 나오는 병폐다. 승부욕이 강한 프로 선수들이, 그 승부욕을 엉뚱한 곳에서 표출하는 경우다. 큰 돈을 손쉽게 따는 쾌감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프로 선수들은 대체적으로 연봉도 많다. 이동 시간도 길고, 스트레스를 풀 통로도 적다. 도박의 유혹에 빠지기 매우 쉬운 환경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