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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나성범 1명 빠졌다고 이렇게 망가지나.
경기에서 지는 데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최근 KIA 경기를 보면 문제는 명확하다. 답답할 정도로 터지지 않는 '물방망이' 타선 때문이다. 4연패 기간 총 4득점에 그쳤다. 연패 직전 이긴 한화 이글스전도 2대0 신승이었다.
개막 후 팀 타율 2할3푼8리로 최하위다. 팀 홈런은 달랑 4개뿐. 팀 장타율, 출루율, 득점권 타율 모두 리그 꼴찌니 투수가 아무리 잘 던져도 이길 수가 없다. 야구는 점수를 뽑아야 이기는 스포츠다. 양현종이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해도 소용 없는 일이 돼버린다.
결국 변수 대처에 실패하고 있는 모습이다. 너무 장밋빛으로만 시즌 준비를 한 게 아닌가 싶다. KIA 타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기대도 되지만 그렇다고 나성범과 같은 확실한 믿음을 주지도 못하는 게 사실이다.
박찬호, 황대인 등이 경험을 쌓고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이들의 기복은 예상했어야 했다. 류지혁, 고종욱 등 다 마찬가지다. 거포 기대주 변우혁이 KIA 유니폼 입었다고 막 홈런을 칠 것 같았으면 한화에서 쉽게 주지도 않았을 것이다.
포수쪽은 그야말로 '폭망' 수준이다. FA 시장을 너무 쉽게 포기한 여파가 바로 나타나고 있다. 김선빈도 타격에서 팀을 들었다놨다 하는 유형의 선수가 아니다. 김도영이 발가락 골절상으로 빠진 게 아쉽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제 2년차로 꾸준한 활약을 해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었다.
그나마 믿을 만한 선수는 최형우인데, 최형우는 2021 시즌부터 급격한 내리막 길을 타고 있다. 그러니 상대의 모든 견제가 소크라테스를 향할 수밖에 없다. 소크라테스도 힘들어진다. 그렇다고 소크라테스가 파워적인 측면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타자가 아니라는 점도 뼈아프다. 현재 KIA 타선에서는 상대가 무서워할 만한 타자가 없다고 봐도 무방한 현실이다.
나성범도 기계가 아니기에 다칠 수 있고, 부진할 수 있다. 즉, 그가 빠졌을 때 대안이 있어야 했는데 그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거포가 없으면 어떻게든 상대를 괴롭히고, 발로 1점을 짜내는 야구를 하는 등 달라진 모습이 있어야 하지만 그냥 타자들이 잘 치기만을 바라고 있으니 선수들의 자신감은 점점 떨어지기만 한다.
나성범, 김도영이 돌아오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 다시 말해, KIA 타선이 확 반전을 일으킬 수 있는 외부 요소가 당장은 없을 거란 얘기다. 과연 김종국 감독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까. 아무리 개막 초반이라도, 한 번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하면 그 차이는 따라잡기 힘들게 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