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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KIA는 왜 승부처 희생번트를 대지 않았을까.
여러 장면에서 아쉬움이 남았겠지만,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있었으니 바로 KIA의 8회초 공격이다. 5-4로 앞서던 KIA는 7회 불펜 김대유와 전상현의 부진으로 5-7 역전을 당했다. 하지만 8회초 롯데도 바뀐 불펜 구승민이 흔들리며 KIA가 무사 1, 2루 천금의 찬스를 잡았다.
9번타자 박찬호. 김종국 감독은 여기서 대타 고종욱 카드를 꺼내들었다. 박찬호가 1할대 타율로 부진했고, 좌-우 상성도 안맞았다. 컨택트가 좋은 좌타자 고종욱이 나설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왜 희생번트를 대지 않았냐는 것이다.
더군다나 구승민이 올라오자마자 흔들리고 있었다. 제구 난조를 보였다. 주자를 3루에 보내면, 흔들리는 투수를 더욱 압박할 수 있었다. 그나마 제구가 잡히는 게 포크볼인데, 주자가 3루에 있으면 포크볼을 떨어뜨리기 힘들다. 고종욱과의 승부를 보면 연거푸 볼 3개를 던진 후, 삼진 처리할 때까지 계속 포크볼만 던졌다. 여기에 대한 대처가 전혀 되지 않았다.
강공의 결과는 삼진. 초구부터 번트를 대려는 의지는 없었다. 그러니 뒤에 들어오는 류지혁과 이창진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KIA는 1점도 내지 못했다. 차라리 박찬호에게 번트를 지시하고, 류지혁에서 안됐을 경우 이창진 타석에서 지난 시즌 롯데에 강했던 고종욱 대타를 생각해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역시 다 결과론적인 얘기다. 벤치의 결정을 두고 밖에서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 위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타격이 너무 약하다보니 지금 찬스에서 뒤집지 못하면 동점으로 가도 경기 후반 어렵다는 계산을 김 감독이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KIA는 최근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는데, 벤치가 경기를 풀어나가려는 의지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떻게든 점수를 짜내 연패를 끊고, 분위기를 바꾸려 노력해야 하는데 그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날 고종욱 대타, 강공 장면이 이런 부분들을 단적으로 보여준 듯 하다. 야구가 너무 어렵다는 생각을 KIA와 김 감독이 하고 있을 것 같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