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예비 FA 효과인걸까.
24일까지 최형우의 타구 비율은 가운데(0.571)가 가장 높고, 우측(0.368)이 뒤를 잇는다. 좌측(0.222)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 17개의 안타 중 좌측 타구는 단 2개 뿐인 반면, 중앙(8개)과 우측(7개) 비중이 비슷하다. 그동안 최형우가 좋은 컨디션을 보일 땐 타구 비율이 대부분 중앙과 우측에 몰려 있었다. 스스로는 우중간 라이너성 타구가 나올 때를 베스트 컨디션으로 보고 있다. 가장 좋을 때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초반 활약의 비밀은 어느 정도 풀린다.
지난해 같은 시기와는 딴판이다. 2022시즌 같은 시점에서 최형우의 타율은 1할8푼8리(48타수 9안타)에 불과했다. 홈런은 한 개도 없었고, 5타점을 만드는 데 그쳤다. OPS가 0.620이었으나, '눈야구'에 힘입어 얻은 볼넷으로 끌어 올린 출루율(0.391)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수치. 당시 장타율은 0.229에 불과했다. 1년 전과 비교해보면 타율은 동시기 대비 1할5푼 이상이 뛰었다. 특히 장타율은 무려 3할 가까이 올라갔다. 2021시즌 부진과 안과 질환이 겹치면서 '에이징커브'라는 꼬리표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최형우다. 하지만 올해 최형우의 이름 뒤에 '에이징커브'라는 단어는 사라졌다.
2017년 삼성에서 FA 자격을 얻어 4년 총액 100억원에 KIA 유니폼을 입은 최형우는 입단 첫해 V11에 힘을 보탠데 이어, 중심 타선에서 맹활약하며 'KIA의 해결사'라는 명예로운 타이틀을 얻었다. 단순 개인 활약 뿐만 아니라 야수 고참으로 팀을 위한 헌신도 보여줬다. 첫 FA 뒤 재계약은 당연한 수순이었지만, 올 시즌 이후의 행보는 안갯 속이었다. 여전히 팀내 상징성은 충분하지만, 불혹을 넘긴 나이와 전성기에 비해 떨어지는 기량 등이 지적됐다. 지금의 행보가 시즌 말미까지 꾸준히 이어진다면, 'FA 3기'라는 상상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