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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이 갓' 사라진 삼진콜에 욱한 켈리..'흔들릴 뿐 에이스는 무너지지 않았다'

박재만 기자

기사입력 2023-04-26 11:46


'오 마이 갓' 사라진 삼진콜에 욱한 켈리..'흔들릴 뿐 에이스는 무너지…
구심의 타임 요청이 받아들여지자 LG 트윈스 선발 투수 켈리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오 마이 갓'

'오 마이 갓' 사라진 삼진콜에 욱한 켈리..'흔들릴 뿐 에이스는 무너지…
흥분한 선발 투수 켈리를 찾아 진정시키는 포수 박동원 '진정해 켈리'.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오 마이 갓' 결정적인 순간 타자의 타임 요청을 받아준 구심을 향해 LG 트윈스 켈리가 강하게 어필했다.

올 시즌 초반 켈리라는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성적에 선수 본인은 더 힘들었을 것이다. 켈리는 이날 경기전까지 4경기 모두 선발 투수로 등판해 평균자책점 6.46 1승 2패. 최근 2경기 내용은 더 안 좋았던 켈리. 지난 13일 롯데전 5.1이닝 8실점, 19일 NC전 6이닝 5실점 했다.

지난 시즌 보다 실투가 많아져 볼넷과 적시타로 이어지는 상황이 자주 벌어지다 보니 천하의 켈리도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디펜딩 챔피언 SSG 랜더스와 1위 탈환을 노리는 LG 트윈스의 시즌 첫 맞대결이 펼쳐진 25일 잠실구장.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LG 켈리는 1회부터 흔들렸지만, 끝까지 버티며 무너지지 않았다.


1회 선두타자 SSG 추신수와의 승부부터 힘겨웠다. 풀카운트 승부 끝 볼넷 허용. 이후 최지훈의 안타로 무사 1,2루 실점 위기에 놓인 LG 선발 켈리. 흔들리는 투수 뒤에는 야수들이 있었다. 최정의 내야 뜬공 때 포수 박동원이 민첩한 움직임으로 타구를 잡아냈다. 4번 타자 에레디아를 땅볼 유도하는 데 성공한 켈리. 유격수 오지환이 타구를 잡아 2루수 서건창에게 토스. 2루 포스아웃 이후 1루로 정확히 송구하며 실점 위기를 야수들이 지워냈다.


'오 마이 갓' 사라진 삼진콜에 욱한 켈리..'흔들릴 뿐 에이스는 무너지…
1회 실점 위기에 놓인 선발 투수 어깨를 가볍게 만들어주는 LG 오지환-서건창 키스톤 콤비
마운드에 오르기 전 항상 구심을 향해 모자를 벗고 한국식 인사로 시작하는 켈리가 2회 욱하는 모습을 보였다.

2회 선두타자 한유섬은 삼진. 이어진 승부에서 최주환의 강습 타구가 1루수 오스틴의 글러브에 맞고 옆으로 튀며 내야 안타. 박성한까지 2타자 연속 안타를 치며 1사 1,3루 다시 실점 위기에 놓인 켈리는 전의산을 삼진 처리했다. 이제 남은 아웃카운트는 1개.

2사 1.3루 타석에는 김민식. 켈리는 2B 2S 볼카운트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147km 직구를 던졌다. 켈리가 세트모션 이후 공을 던진 순간 타석에 있던 김민식이 타임을 요청했다. 공은 이미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한 상황. 이대로라면 이닝이 끝나야 했다. 하지만 김선수 구심은 타자의 타임 요청을 받아줬다. 이때 마운드에 있던 켈리는 격한 반응과 함께 두 손을 들어 올렸다. 실점 위기의 순간 투수 입장에서는 삼진으로 끝났다고 생각했던 상황이 타임 요청으로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타자의 타임 요청은 구심의 재량이다. 투수 켈리 입장에서는 억울했고, 타자 김민식 입장에서는 수 싸움을 펼치며 한 템포 쉬어가기 위한 액션이었을 뿐 고의성은 없었다.


'오 마이 갓' 사라진 삼진콜에 욱한 켈리..'흔들릴 뿐 에이스는 무너지…
삼진콜 대신 타임 요청이 받아들여진 순간 켈리는 너무 억울했다
풀카운트 승부 끝 볼넷을 내준 켈리. 2사 만루서 추신수를 외야 뜬공 처리했다. 잘 맞은 타구였지만 우익수 문성주가 빠른 발을 이용해 타구를 걷어냈다. 1회와 2회 루상에 5명의 타자를 내보기는 했지만 홈까지는 허용하지 않은 켈리의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이후에도 몇 차례 위기는 있었지만, 켈리는 무너지지 않았다. 이날 켈리는 6이닝 동안 8피안타 3볼넷 3실점 2자책점 4탈삼진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 피칭으로 9회말 짜릿한 끝내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오지환이 끝내기 안타를 친 순간 켈리는 마치 자신이 친 거처럼 기뻐하며 포옹을 나눴다.


'오 마이 갓' 사라진 삼진콜에 욱한 켈리..'흔들릴 뿐 에이스는 무너지…
호수비로 자신을 도운 야수들을 향해 박수를 보내는 장면

'오 마이 갓' 사라진 삼진콜에 욱한 켈리..'흔들릴 뿐 에이스는 무너지…
언제나 동료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 따듯한 에이스 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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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기 순간 캡틴 오지환을 향해 달려가는 선수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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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머리 에이스 켈리의 야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오 마이 갓' 사라진 삼진콜에 욱한 켈리..'흔들릴 뿐 에이스는 무너지…
9회말 캡틴 오지환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한 LG. 켈리는 해맑게 웃으며 염경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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