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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투수 전향 4년만에 KBO리그 최고 투수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토종 에이스로 떠올랐다던 시즌초 호들갑이 무색할 지경이다.
특히 기라성 같은 토종 투수들 중 나균안보다 기록 면에서 우위인 투수는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뿐이다. 올해만 놓고 보면 '국대 에이스' 라인인 고영표(KT 위즈)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즈)보다도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 같은 찬사에 나균안은 "아닙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죠"라며 멋쩍어했다.
최고 구속은 150㎞ 가량으로 작년과 비슷하지만, 직구 평균 구속은 4~5㎞ 올랐다. 보다 긴 이닝 동안, 보다 안정적인 직구를 던지는 투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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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선배가 칭찬해주셨다니 특히 기분이 좋네요. 전 이기려면 뭐든지 하는 성격입니다. 타자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최고의 공이 작년엔 슬라이더, 커브였고 올해는 포크볼일 뿐입니다."
그 판단은 스스로 한다. 나균안은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데이터를 보면서 끌어올리려고 노력하지만, 좋을 슌는 굳이 찾아보지 않아요"라면서 "요즘 확실히 포크볼이 손끝에 감긴다는 느낌이 있어요. 감각적으로 워낙 좋으니까 쓰고 있습니다"이라고 덧붙였다.
나균안의 최대 강점은 안정감이다. 잠시 흔들리더라도 다음 타자, 다음 이닝에서 '리셋'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나균안이 선발등판한 11경기 중 상대에게 4실점 이상의 '빅이닝'을 허용한 것은 5월3일 KIA 타이거즈전 단 1번 뿐이다. 유일한 피홈런(이우성)을 허용한 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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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1, 3, 4, 5회는 도루저지와 병살타 포함 모두 3타자만에 이닝이 끝났다. 6회에도 최형우에게 안타를 맞았을 뿐 3아웃 모두 뜬공으로 쉽게쉽게 처리했다. 투구수도 6이닝 90구로 적은 편이었다. 이렇게 나균안이 마운드를 잘 지킨게 롯데 역전승의 발판이 됐다.
하지만 나균안은 "최소 실점으로 막을 수 있었는데 내가 무너졌다. 너무 안 맞으려고 하다가 아쉬운 결과가 나왔어요"며 속상해했다. 이어 "길게 보지 않고 '이번 이닝이 마지막이다' 생각하면서 던졌는데, 덕분에 더 집중하면서 좋은 모습이 나왔다. (유)강남이 형과 (배영수)코치님께 감사하죠"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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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이 형만 믿고 던지고 있어요. '나도 너 믿고 사인 낸다' 이런 얘기가 정말 힘이 돼요. 중요할 때는 빡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제 성적도 성적이지만, 팀이 앞으로도 연패 없이 꾸준히 승리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