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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이래서 '투수 왕국'이다.
밀러는 11일(이하 한국시각) 시티즌스 뱅크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 6이닝 3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의 눈부신 호투로 9대0 승리를 이끌며 시즌 3승에 성공했다.
올시즌 4경기에서 23이닝을 던져 3승무패, 평균자책점 0.78, WHIP 0.826, 피안타율 0.150(80타수 12피안타)을 마크 중이다.
또한 메이저리그 역사상 커리어 첫 4차례 선발등판을 모두 5이닝 이상, 1실점 이하로 던진 투수는 밀러가 4번째다. 앞서 1915~1916년 뉴욕 양키스 클리프 마크, 2015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코디 앤더슨, 그리고 2016년 LA 다저스 마에다 겐타가 그 주인공들이었다.
밀러는 지난달 24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5이닝 4안타 1실점의 호투로 현존 최고의 '닥터K'로 불리는 스펜서 스트라이더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스트라이더는 6이닝 5안타 4실점으로 패전을 안았다.
다저스가 밀러를 마이너리그에서 불러올린 것은 주축 선발 더스틴 메이와 훌리오 유리아스가 잇달아 부상을 입어 전력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밀러는 올시즌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시즌을 맞아 4경기에서 14⅓이닝을 투구해 1승1패, 평균자책점 5.65를 기록하고 있었다. 작년에는 더블A와 트리플A에서 24경기에 나가 7승7패, 평균자책점 4.25, 145탈삼진을 올렸다.
밀러는 다저스 내 최고의 유망주 투수다. MLB파이프라인 2023년 유망주 랭킹서 다저스 팜 2위, 전체 19위의 평가를 받은 그는 100마일을 웃도는 강속구(포심+싱커)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고루 구사하는 전형적인 포피치 선발투수다.
이날 필라델피아전에서는 포심 10개, 싱커 45개, 슬라이더 25개, 커브와 체인지업 각 12개를 던졌다. 포심과 싱커 구속은 최고 100.4마일(161.6㎞), 평균 98.4마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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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 후 다저스 포수 윌 스미스는 "그는 슬라이더를 꽤 오래 가다듬었다. 이곳에 온 뒤로 2~3번의 조정을 거쳐 지금처럼 근사한 구종이 됐다. 체인지업 역시 훌륭한 무기다. 커브는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카운트를 잡을 때도 용이하다. 4가지 구종을 골고루 잘 던진다"고 평가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지금까지 본 바로는 밀러는 워커 뷸러를 많이 닮았다. 필요한 구종을 던지는 능력을 발휘하는 게 그렇다"면서 "빅리그에서 선수를 쓰는 건 육성 차원이 아니다. 이겨달라는 것이다. 나이, 서비스 타임은 상관없다. 경기장에 나가면 능력을 발휘해 기회를 잡으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밀러를 중용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