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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상대 우익수의 다이빙 캐치로 경기가 종료되는 순간, 오타니 쇼헤이는 또다시 고개를 숙여야 했다.
에인절스는 7-3으로 앞선 8회초 마무리 카를로스 에스테베스를 조기 투입했다. 하지만 에스테베스는 2사 1루서 채스 맥코믹에게 투런홈런을 얻어맞아 2점차로 쫓기더니 9회초에는 게임을 마무리하러 나온 하이메 바리아가 무사 1,2루에 몰린 뒤 2사 후 알렉스 브레그먼에게 좌중간 투런홈런, 카일 터커에게 우중간 솔로포를 연달아 얻어맞아 7-9로 역전을 허용했다.
이 정도면 경기를 뒤집힌 팀 입장에서는 9회말 힘을 내기가 버거운 법인데, 에인절스는 1사후 오타니가 추격의 중월 솔로포를 터뜨리며 한 점차로 따라 붙은 뒤 미키 모니악의 내야안타, 2사후 마이크 무스타커스의 볼넷으로 1,2루로 역전 찬스를 만들었다.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경기 후 "아프다. 쓰리다. 지나간 일은 잊고 싶지만, 모든 걸 걸고 싸웠는데. 뼈아픈 패배다"고 말했다.
네빈 감독은 에스테베스를 8회에 기용한 이유를 "상대 타선이 브레그먼, 터커, 호세 애브레유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고, 우타자-우완 매치업을 위해서였다. 최선의 방책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뜻대로 안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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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는 9회말 1사후 상대 우완 필 메이튼의 초구 90마일 직구를 그대로 통타해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겨버렸다. 시즌 34호 아치. 전날 휴스턴전에서 9-12로 뒤진 9회 선두타자로 나가 중월 솔로홈런을 터뜨린데 이어 이틀 연속 대포를 쏘아올리며 이 부문 양 리그 합계 단독 1위를 유지했다. 2위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맷 올슨(30개)과의 격차는 4개로 벌어졌다.
이 때까지만 해도 오타니는 재역전승을 꿈꿨을 것이다. 그러나 에인절스는 이기는 팀이 아니었다. 46승48패를 마크한 에인절스는 AL 서부지구 4위, 와일드카드 7위를 유지했다. 지구 선두 텍사스 레인저스에는 9경기차, 와일드카드 3위 휴스턴에는 6경기차로 더 멀어졌다.
에인절스가 오타니를 트레이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객관적인 정황과 전통적인 행태를 보면 에인절스는 오타니를 트레이드하는 게 맞다. 하지만 트레이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MLB.com은 '에인절스의 오타니 보유권은 올해가 마지막이지만, 이게 상황을 복잡하게 만든다. 에인절스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오타니와 재계약하고 싶어한다. 만약 트레이드 데드라인까지 플레이오프 탈락이 기정사실이라면 그들은 오타니를 팔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들은 오타니를 트레이드할 것 같지 않다. 그들이 어떤 성적을 거두더라도 말이다'라고 내다봤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