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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공이 잘 안보이니?"
이 감독의 물음에 박준영은 "아닙니다. 무조건 치고 오겠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윽고 "한번 치고 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박준영은 2사 만루에서 KIA 구원 투수 최지민과 9구 승부 끝에 우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3루타를 만들면서 팀의 5대2 승리 및 10연승에 일조했다.
박준영은 "(박)계범이형 타격감이 최근 좋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사구를 맞고 출루했다. 사구로 출루하지 않아도 나한테도 (찬스가) 연결이 되겠다는 마음을 계속 갖고 있었다"며 "투수 입장에선 불리한 상황이니 스스로 '무조건 직구'라고 생각하고 나갔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감독님 말씀대로 (안타를 치고 더그아웃으로 올 수 있어서) 더 기분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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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신중-경기고를 거쳐 NC에서 프로 데뷔한 박준영이지만, 어릴적엔 두산을 응원하는 '두린이'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사실 어릴 때 우리 팀(두산) 팬이었다. 어쩌다 보니 돌고 돌아서 여기까지 왔다. 주변에서도 '돌고 돌아 제 자리로 왔다'는 말씀을 해주신다"고 웃었다. 그는 "두산은 워낙 짜임새가 있고 선후배 관계도 탄탄해 야구를 잘할 수밖에 없는 팀이라고 느껴왔다"며 "팀의 일원이 되보니 그런 부분을 좀 더 격하게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잘하면 선배들이 자기 활약마냥 더 좋아해주니 더 힘이 난다"고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2016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 투수로 NC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박준영. 야수 전향 후에도 좀처럼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그는 보상선수로 지명돼 온 두산에서 비로소 꽃을 피우고 있다. 점점 쌓여가는 1군에서의 성과는 새로운 목표를 갖게 만들법도 하다. 이에 대해 박준영은 "올 시즌 개인 목표는 안 잡을 생각"이라며 "팀이 10연승을 기록했는데, 오늘은 그 기록에 보탬이 된 것에 만족하면 될 것 같다"고 씩 웃었다. 그는 "지금 잘한다고 해서 계속 기회가 올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감독님이 믿고 내보내주시면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다는 생각 뿐"이라고 강조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