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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마산 용마고 투수 장현석이 LA 다저스 일원으로 공식적인 출발을 알렸다.
사이닝보너스가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1~2라운드 지명 선수들이 받는 100만달러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한국 고교 3학년 선수에게 다저스가 갖고 있는 기대치가 충분히 반영된 금액임은 틀림없다.
다저스가 장현석을 스카우트한 이유는 전적으로 빠른 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다저스가 장현석에게 높은 점수를 준 부분은 키 1m90의 훤칠한 키에서 내리꽂는 강속구라고 봐야 한다.
다저스 팬매체 다저블루는 '장현석이 다저스 유망주 톱10에 당장 들어갈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는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고 프로 리그에 들어오면 빠른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다저스는 장현석의 사이닝보너스, 즉 국제 보너스 풀을 넓히기 위해 최근 유망주 알드린 바티스타와 맥시모 마르티네스를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트레이드했다'고 전했다.
다저스가 팀내 유망주 둘을 화이트삭스에 보내면서 넘겨받은 보너스 풀은 약 100만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장현석에 공을 들였다는 얘기다. 이날 입단식에 참석한 존 디블 스카우트 디렉터는 "구속 못지 않게 경쟁심과 투지를 높이 샀다"면서 "특히 커브는 조시 베켓를 연상시킨다"고 했다.
다저스가 한국 아마추어 투수와 계약한 것은 1994년 박찬호, 1998년 정석, 2018년 최현일에 이어 장현석이 역대 4번째다.
체격과 구위, 구종을 감안하면 장현석은 30년 전 박찬호와 닮아 있다. 다저스는 1993년 버팔로 하계 유니버시아드에 참가할 당시 박찬호의 157㎞에 이르는 강속구에 매료됐다. 장현석에게도 157㎞에 이르는 포심 직구에 끌렸다는 점에서 '제2의 코리안 특급'을 꿈꿀 만하다.
한양대 2학년 마치고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박찬호는 입단 동기 대런 드라이포트와 함께 1994년 메이저리그에 직행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마이너리그에서 2년간 실력을 다진 뒤 1996년 메이저리그에 안착했다.
디블 스카우팅 디렉터가 "오는 10월에 시작하는 교육리그에 보내는 게 목표"라고 밝힌 만큼 장현석은 애리조나 가을리그 참가로 미국 프로생활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럽게 내년 3월 마이너리그 스프링트레이닝에 참가해 마이너리그 소속 레벨을 찾을 것이고 본격적으로 빅리그를 향한 담금질에 들어간다.
2004년 3월 생인 장현석은 내년 만 20세 시즌을 보낸다. 박찬호가 만 23세에 메이저리그에서 첫 풀타임 시즌을 보냈음을 감안하면 장현석은 2027년을 목표로 삼을 필요가 있다. 적당한 시기와 나이다. 더 늦어질 경우 '초고교급 투수'로 불리며 태평양을 건넜지만, 눈물 젖은 빵만 수 년간 먹고 되돌아온 선배들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음을 되새겨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