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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정철원을 고집한 두산, 결과는 자멸.
두산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3위였다. 하지만 공동 4위 SSG 랜더스, NC 다이노스와의 승차는 없었다. 다시 말해 3위가 한 번에 5위로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였다. 공교롭게도 이날 SSG와 NC는 나란히 이겼다. 두산만 졌다. 이제 1경기차 5위가 됐다. 3위와 5위는 하늘과 땅 차이. 시즌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당한 끝내기 패배는 여파가 남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접전이었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두산도, 시즌 최종전 자력으로 2위를 확정하고픈 KT도 최선을 다했다. 접전으로 가던 경기가 후반 요동쳤다. 1-2로 밀리던 KT가 8회 배정대의 역전 2루타로 선제타를 날렸다.
그렇게 두산이 다시 승기를 잡은 듯 했지만, 믿었던 마무리 정철원이 무너졌다. 황재균에게 동점 홈런을 허용하더니, 2사 만루 위기서 상대 포수 강현우에게 충격의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허무한 밀어내기 패배였다.
총력전을 펼친 두산은 8회 2사 상황서 주자 2명이 볼넷으로 모이자 홍건희를 내리고 정철원을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정철원은 이날 구위가 정상이 아니었다. 배정대에게 역전 2루타를 맞을 때부터 심상치 않았다.
그리고 황재균에게 홈런을 내주는 장면도 명확한 증거였다. 경험이 부족한 안치영은 삼진으로 잡았지만 박병호와 이호연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교체 타이밍이었다. 하지만 두산 벤치는 마무리를 믿었다. 불펜에서는 박치국이 몸을 풀고 있었다.
상대가 2사 1, 3루 상황서 대타 송민섭을 내보내자 두산도 머리를 썼다. 상대가 포수 엔트리를 모두 소모한 걸 알고 만루를 채워 강현우를 상대하게 한 것이다. 타격이 약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런데 이게 독이 됐다. 정철원의 제구가 흔들릴 걸 계산하지 못한 것이다. 이 감독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로 경기가 끝나고 말았다.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