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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국민타자'의 뒷모습이 작게 느껴졌다. 천하의 이승엽도 7년 연속 한국시리즈의 '미라클'을 경험한 팬들 앞에선 부임 1년차 '초보 사령탑'일 뿐이었다.
패배라는 결과 못지 않게 과정도 아쉬운 경기였다. 팀의 핵심인 양의지와 허경민이 경기 도중 타구에 맞아 고통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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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1년차니까 당연히 부족한 점이 있고, 올한해 많은 경험을 쌓았다. 우선 올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내년엔 더 좋은 지도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에겐 "두산 하면 미라클 아닌가. 선수들 가슴속에 새겨져있을 것"이라는 신뢰도 표했다.
경기 후 두산 구단은 팬들 앞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시즌 전만 해도 지난해 9위에 그친 두산을 5강 후보로 뽑는 관계자는 많지 않았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이끌었던 김태형 전 감독이 떠났다. 양의지가 돌아오긴 했지만, 베테랑이 많은 만큼 평균 연령도 높아졌다. 전력누수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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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임에도 잠실에 1만5850명의 야구팬들이 집결했다. 그만큼 많은 관심이 집중된 경기였고, 경기 후 예정된 출정식 역시 팬들의 이 같은 현장 관람을 부른 요인이었다.
다만 이 감독을 향한 두산 팬덤 일각의 시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이날 전광판을 통해 방송된 두산의 2023시즌 결산 영상. 이 감독의 취임식 모습이 나오자 환호와 박수 대신 야유로 답하는 팬들도 있었다.
김재환 조수행 김재호 등 베테랑에 치우친 선수 운용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정철원을 비롯해 김명신 홍건희 등 불펜진의 피로도도 상당하다. '국민타자'에게 기대했던 화끈함 대신 번트 위주의 스몰볼 팀컬러도 불만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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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와일드카드 1차전 선발로 곽빈이 준비중이다. 브랜든 역시 올시즌 기세가 좋다.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는 마지막까지 총력전이다. 오히려 두산이 한발 우위에 서있는 모양새.
올해 이 감독이 보여준 모습은 선수들과 세리머니를 함께 하는 등 '뜨거운 남자'의 면모에 가까웠다. 이제 차가운 승부사로 변모할 시간이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