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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 기간에 열린 13경기를 뺀 131경기 전 게임에 출전해 31홈런을 때렸다. 한화 이글스 내야수 노시환(23)은 장종훈(대표팀 타격코치) 이승엽(두산 베어스 감독)에 이어 23세 이하 나이에 홈런왕에 오른 세 번째 선수다. 젊은 오른손 '거포' 실종을 걱정했는데, 2000년 12월 생 노시환이 '깜짝선물'처럼 등장했다. 장종훈이 1990년 22세에 28개, 이승엽이 1997년 21세에 32개를 치고 1위를 했다.
30개대 홈런왕이 3년 연속으로 나온 건 2011~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2011년 최형우(KIA)가 30개, 2012~2013년 박병호가 차례로 31, 37개를 치고 1위를 했다. 3시즌 동안 30개를 넘긴 타자가 최형우 박병호 두명뿐이었다.
그런데 2011~2012년은 팀 당 133경기, 2013년은 팀 당 128경기를 했다. 지금보다 경기수가 10경기 넘게 적었다. 10구단 KT가 합류한 2015년부터 KBO리그는 팀 당 144경기를 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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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인 2018년에 '31홈런'을 기록했다면, 이 부문 10위에도 못 든다. 그해 김재환(두산) 제이미 로맥(SK) 박병호 로하스 주니어(KT) 한동민(SK)이 40개를 넘었다. 공동 9위 전준우(롯데), 다린 러프(삼성)가 33개를 때렸다.
선수 개인뿐만 아니라 리그 전체 홈런이 줄었다. 올해 페넌트레이스 720경기에서 나온 홈런이 총 924개다. 지난 해 1085개에서 161개, 약 15%가 줄었다. 경기당 1.51개에서 1.28개로 줄었다. 리그 전체 홈런수가 1000개를 아래로 떨어진 건 10년 만이다.
2018년 1756개로 최고를 찍은 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올해까지 4년 연속 떨어졌다. 올 시즌 리그 전체 홈런이 5년 전인 2018년의 52.6% 수준까지 내려갔다.
극심한 '타고투저'를 개선하기 위한 KBO리그 차원의 다양한 노력이 홈런 감소로 이어졌다. 스트라이크존을 확대해 투수 친화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당연히 홈런뿐만 아니라 타율도 낮아졌다. 리그 평균 타율이 2018년 2할8푼6리였는데, 올해는 2할6푼3리를 기록했다.
젊은 거포 유망주들의 부진, 성장지체 영향도 크다. 홈런타자로 기대가 큰 한동희(롯데)는 올해 5개, 강백호(KT)는 8개, 이재원(LG)은 4개를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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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포형 유망주'가 성장하려면 꾸준한 경기 출전이 필요한데 빠르게 성과를 내지 못하면 기회를 잡기 어렵다. 팀 성적이 급한 코칭스태프 입장에선 당장 활용하기 좋은 컨택트형 타자를 찾게 된다.
오랫동안 홈런 레이스를 주도했던 외국인 타자들도 힘을 못 쓴다.
3년 전인 2020년, 30홈런 타자 10명 중 5명이 외국인 선수였다. 그해 로하스 주니어가 47개, 로맥이 38개를 치고 1~2위를 했다. 올해는 23개를 때린 오스틴 딘(LG)이 최고 순위에 올랐다. 채은성(한화)과 공동 3위를 했다.
외국인 파워히터 영입은 쉽지 않다. KBO리그에서 통할만한 파워있는 타자들에게 힌국프로야구는 첫 번째 선택지가 되기 어렵다. KBO리그보다 먼저 대우가 좋은 일본으로 눈을 돌린다.
한 구단 관계자는 "KBO리그에서 실패하면 구단이 보류권으로 묶어 타 팀 이적이 불가능하다. 외국인 선수들이 이런 규정이 없는 일본을 선호할 수밖에 한다"고 했다.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도 수준급 타자 영입을 가로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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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 이상의 다득점 경기도 문제지만, 급격한 홈런 감소를 아쉬워하는 이들이 많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스트라이크존을 넓힌 만큼 공인구의 반발계수를 조정해 홈런이 더 나왔으면 좋겠다. 홈런은 야구를 재미있게 만드는 주요 요소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