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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러다 김태형 감독 선임 안되면 어쩌려고 이러나.
두산 시절 팀을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려놓고, 3번의 우승을 이끈 명장. 우승에 목말라있는 롯데팬들이 김 감독 선임을 갈망하는 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 롯데 구단 내부에서도 이런 김 감독의 업적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누구와 함께, 어떤 방식으로 후보군을 그룹에 보고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김 감독이 최유력 후보 중 한 명이라는 건 롯데도 부인하지 않는 사실이다.
하지만 한 팀의 감독 선임 과정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구단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룹 최고위층의 결재를 받아야 한다. 그 과정에 수많은 변수들이 존재한다. 프로야구 감독은 구단을 넘어 그룹의 얼굴이 될 수 있다. 실력 외에 여러 부분을 꼼꼼히 체크한다.
김 감독이 최종 선임되면 깔끔하게 넘어가겠지만, 문제는 이러다 김 감독이 선임되지 않을 경우다. 그럴 경우 김 감독을 원하던 팬들의 실망감이 극에 달할 수 있다. 이는 새롭게 감독으로 오는 사람은 시작부터 엄청난 부담을 안고 출발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부진하거나 실수가 나올 경우 즉각 비교 대상이 돼버린다. 팀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롯데는 팀을 휘어잡을 수 있는 카리스마 있는 감독이 필요하다는 평이 많다. 스타 선수들이 많고, 구단 내-외부의 입김도 심한 구단 중 하나다. 최근 십수년간 초보 감독 선임이 많았는데, 경험 많은 지도자가 팀의 방향성을 잡아줄 필요도 있다. 롯데는 선수가 잘 크지 못한다. 성적과 여론의 관심에 주눅든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김 감독은 좋은 카드가 될 수 있다. 두산 시절 스타 선수들에 휘둘리지 않는, 대쪽같은 '팀 야구'로 두산을 단단하게 만들었었다. 싹이 보이는 선수에게는 믿음을 갖고 기회를 줬다. 프런트에게도 할 얘기는 한다.
하지만 최종 결정이 되기 전까지는 조심스럽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선택은 그룹과 구단이 한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