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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절실한 마음으로 준비해야 하늘이 내려주는 게 우승.
심지어 4일 마지막 청백전은 팬들도 초대한다. 출정식 개념이다. 나쁘게 보면 '무슨 설레발을 떠느냐'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염 감독이 생각 없이 이런 이벤트를 벌이지는 않는다.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의미도 있지만, 긴장되는 1차전을 앞두고 선수들이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전략적 선택이다.
KT 위즈의 플레이오프를 보면, 이렇게 세밀한 준비가 꼭 필요하다는 걸 느낄 수 있다. KT는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실책으로 망쳤다. 황재균이 처리하기 쉬운 내야 뜬공을 어이없이 흘렸고, 중견수 배정대도 안타로 기록됐지만 실책성 플레이로 팀에 치명상을 입혔다. 쿠에바스의 번트 수비 과정 2루 송구도 좋지 않았다.
2차전도 아쉬운 포인트가 많았다. 9회 마지막 무사 1, 3루 찬스. 문상철이 스퀴즈를 실패하고, 이용찬의 포크볼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문상철이 거포 스타일이라 번트에 취약한 부분이 있는 건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큰 경기에서는 수많은 작전이 나오고, 상대의 허를 찔러야 한다. 번트 타구가 들어오기만 했다면 3루주자가 홈에서 살았을 것이다. NC가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파울이었다. 그래서 평소 번트를 잘 대지 않던 선수들도 훈련을 철저히 해야 한다.
마지막 만루 상황 오윤석도 아쉬웠다. 힘이 떨어진 이용찬의 힘 없는 커브가 몸쪽으로 쏠렸다. 오윤석이 피하지 않았다면 동점이었다. 하지만 피했다. 사람의 본능을 가지고 비판할 수는 없다. 하지만 프로다. 그 상황에서는 부상 위험이 없다면 맞았어야 했다. '이런 공이 오면 피하지 않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 몸이 움직이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것도 준비다. 지금은 그런 팀이 없겠지만, 과거 엄한 지도자들은 큰 경기를 앞두고 몸에 테니스공 등을 던져 맞는 훈련까지 지시했었다. 우승을 위해서는 가리지 않고, 뭐라도 한 것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