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스토리가 선수를 '스타'로 만든다. 재일교포 3세인 안권수도 스토리로 화제가 된 선수였다.
두산에서 보낸 3시즌은 가능성을 남겼다. 대주자, 대수비로 시작해 제 4 외야수 정도의 재능을 보여줬다. 그런데 두산이 2022시즌을 끝으로 안권수를 방출했다.
처음 두산의 지명을 받았을 때까지만 해도 난관이 될거라 예상조차 하지 못했던, 병역 문제 때문이었다. 재일교포로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안권수는 국내에서 3년 이상 거주하게 되면 병역을 이행해야 한다. 일본에서 계속 거주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한국에서 거주하면서 경제 활동을 할 때에는 문제가 된다.
시즌 초반 안권수가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칠 때까지만 해도 KBO리그 활약 연장의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돼서 금메달을 딴다면, 병역 특례 규정에 따라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역시 부상과 복귀 이후 부진으로 물거품이 됐다.
알토란 활약을 펼친 안권수가 이대로 한국을 떠나게 되는 것에 대한 팬들의 아쉬움이 컸다. 안권수 역시 동료 선수들과 정이 많이 들고, 프로 선수로 뛸 수 있는 KBO리그 생활을 접는 것에 대한 미련을 보였다. 처음 한국에 올 때까지만 해도 한국어를 전혀 못했던 안권수는 이제 웬만한 의사소통은 한국어로 할 수 있다.
|
때문에 시즌 종료 후 한 매체의 기사를 통해 '안권수가 군 복무를 하는 것까지 고민하고 있다'는 내용이 나왔다.
안권수가 KBO리그에서 계속 뛰기 위해서는 신체검사를 받은 후 병역의 의무를 다 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일본에 있는 가족들과 떨어져있는 기간이 더 길어지고, 군대를 다녀오더라도 그 이후가 보장되지 않는다. 가족들과 떨어져서 병역 의무를 이행했는데, 그 이후 프로 생활에 대해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무모한 도전으로 남을 수도 있다. 아직 안권수의 입지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롯데 구단도 고민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안권수의 '특이한' 신분이 걸림돌이 된 것도 맞다. 하지만 안권수 측이 정식적으로 "한국에 남아 군 복무를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그를 보류 선수 명단에 넣을 수도 없었다.
결국 2차 드래프트까지 모두 마친 26일 롯데 구단은 안권수의 방출을 발표했다. 그는 시즌이 끝난 후 현재 일본에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근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대회가 열린 도쿄돔을 찾아 한국 선수들을 응원하는 모습이 미디어에 잡히기도 했다.
현재 KBO의 공식적인 신분으로, 안권수는 자유계약이 가능하다. KBO가 오는 30일 보류 선수 명단을 발표하면 그 이후 어느 팀과도 계약을 맺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방법 역시 군 문제가 발목 잡는다. 안권수를 영입하기를 희망하는 팀은, 그의 군 복무 기간 이후의 시간까지도 어느정도 보장을 해줘야 한다. 안권수가 KBO리그와 영원히 결별할 가능성이 점점 더 높은 이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