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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연평균 450억원.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의 유무선 중계권 계약. 하지만 시작하자마자 불협화음이 발생했다.
하지만 팬들의 반발은 예상보다 컸다. CJ ENM 자회사인 OTT 기업 '티빙'이 실질적 주체인데, 우려하던 '전면 유료화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점점 더 TV보다 모바일 비중이 높아지는 시대에서, 프로야구 생중계를 돈주고 봐야한다는 것에 대한 저항감은 생각보다 컸다. '티빙'은 시즌 초반 무료 시청, 이후 저렴한 광고 요금제 출시 등 다양한 방안을 함께 내놨지만 부정적인 여론을 완전히 뒤바꾸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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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핵심은 결국 의욕적인 '티빙'과 방관적인 자세의 KBO 그리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구단이다.
핵심 논란 중 하나가 '티빙'이 앞세운 '슈퍼매치'다. '티빙'은 "정규시즌에는 주 1회 한 경기를 선정하여 경기 시작 최소 40분 전부터 진행하는 스페셜 프리뷰쇼, 감독/선수 심층 인터뷰, 경기 종료 후 리뷰쇼 등을 포함하여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차별화된 야구 중계를 현장에서 직접 제작하여 생중계를 진행하는 'TVING SUPER MATCH'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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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준비 과정에 있어 구단과는 사전 조율된 부분이 전혀 없다. 구단들은 "얼마전 이러이러한 내용으로 하려고 한다는 공문 한장만 왔다"고 밝혔다. 상당히 까다로운 경기 전후 더그아웃 촬영, 가능하면 라커룸 공개 등의 계획이 포함된 내용이었는데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내용이라 현장에서는 반발이 일 수밖에 없다.
처음 KBO와 '티빙'이 '슈퍼매치'와 관련된 내용을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을 때도 각 구단 실무 담당자들은 "뭘 어떻게 한다는건지 우리는 아직 들은 이야기가 아무것도 없다"고 답답해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을 언제 어떻게 섭외해야 하는지, 인터뷰 준비를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실질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지' 구단 관계자들끼리 서로 확답 없는 물음만 주고받는 분위기었다. KBO로부터 실무자들이 전달받은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
중계권 관련 협상은 KBO의 마케팅 자회사인 KBOP가 담당한다. 그리고 중계권 관련 최종 결정에는 각 구단 마케팅 책임자로 구성된 KBOP 이사진이 참여해 평가 회의 결과가 포함된다. 사실상 KBO 혹은 KBOP만의 결정은 아니지만, 세부 사항에 있어서의 조율은 KBO가 주도해줄 필요가 있다. 현재 구단들에서 불만이 나오는 부분도 바로 이 대목이다.
A 구단 실무자는 "중계권 계약 체결 자체가 너무 늦지 않았나 생각된다. 더 빨리 했어야 한다. 협의 과정이 너무 길었다. 최근 나오는 퀄리티 문제가 '티빙'만의 문제가 아니다. '티빙' 역시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최근 이야기가 나오는 '슈퍼매치' 관련해서도 KBOP가 마케팅쪽과만 대화를 하는데, 사실 인터뷰 매칭 등 실행은 홍보팀이 하는데 홍보쪽과는 전혀 상의가 없이 통보식으로만 이야기가 나오니까 대비를 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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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티빙'도 연간 400억원 이상의 큰 돈을 쓰는 입장에서 아무 의욕 없이 그저 중계 화면 송출에만 집중하길 바라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 구단과 중계권사 사이에서 조율을 할 수 있는 중간자가 필요하다. 그 역할을 가장 잘할 수 있고, 정리할 수 있는 기관이 KBO다. 구단들도 "우리도 최대한 협조를 하고는 싶은데, 명확한 설명이나 과정 없이 진행되는 부분들이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티빙의 한 관계자는 "아직 KBO나 구단들과도 손발을 맞추고 있는 단계다. 아직 미흡한 부분들이 있었지만, 앞으로 더 나은 파트너십이 되도록 더 노력하고자 한다"고 현재 분위기를 전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