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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류현진이 클래스를 보여준 3개의 공.
12년 만에 전격 KBO리그 복귀를 선택, 엄청난 관심을 모았던 류현진은 앞선 3번의 투구에서 2패만을 당하며 많은 이들의 걱정을 샀었다. 여기에 '류현진 효과'로 시즌 초 7연승으로 잘나가던 한화는 류현진이 3번째 등판인 키움 히어로즈전 9실점으로 무너지는 충격을 함께 이겨내지 못하고 5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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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류현진 특유의 수싸움도 압권이었다. 이날 몇 개의 루킹 삼진이 나왔는지 세기도 힘들 정도였다. 두산 타자들이 전혀 대응을 하지 못했다. 장승현의 부상으로 엉겁결에 출전한 김기연의 안타가 아니었다면 엄청난 굴욕을 당할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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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구 128km 체인지업이 바깥쪽 높은쪽으로 오다 뚝 떨어졌다. 스트라이크. 알고도 치기 힘든 공. 그런데 대단한 건 그 다음 공이었다. 143km 직구가 바깥쪽 높게 들어왔다. 초구 체인지업이 들어오던 그 궤적이었다. 양석환의 머릿속이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뭐야, 또 떨어지는 건가' 하다 훅 살아들어오는 높은 직구에 어설프게 방망이를 휘두르고 말았다. 엄청나게 답답한 표정이었다.
류현진은 심란해진 양석환에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3구 146km 직구를 몸쪽에 그대로 꽂아버렸다. 바깥쪽 공 2개에 대한 잔상이 엄청났던 양석환은, 갑자기 몸쪽으로 치고 들어오는 공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배터 박스를 벗어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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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타자 박준영을 상대로 첫 2개의 체인지업이 바깥쪽 제구가 되지 않았다. 그럼 타자는 다른 구종의 공이 올거라 생각할 확률이 높은데, 류현진은 여기에 연속 3개 더 체인지업을 던져 볼카운트 싸움을 2B2S으로 유리하게 만들어냈다. 이 싸움 역시 흥미로웠다. 박준영을 상대로는 2회 첫 만남에서도 연속 7개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