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와 키움의 경기. 2회말 1사 2루 김휘집의 적시타 때 홈인한 이형종이 환영받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30/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부활하는 모습도 '풍운아'답다. 불 타오르는 방망이가 예사롭지 않다.
키움 히어로즈 이형종은 15일 현재 타율 3할3푼3리(54타수 18안타) 4홈런 17타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OPS(출루율+장타율)가 1.064에 달한다. 35세 나이에 놀라운 활약이다.
서울고 시절 대통령배 광주일고와의 결승전, 140구 역투 끝 패배로 붙은 별명이 '눈물의 에이스'. LG 트윈스 입단 후에도 잠재력을 인정받는 투수였다.
2012년 부상과 사령탑과의 불화, 입대, 골프선수 도전 등 적잖은 방황을 거쳤다.
2014년 타자로 전향했다. 타고난 운동능력의 보유자 이형종은 2018~2021년 4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치며 LG 외야의 한 축을 책임졌다.
2021년의 슬럼프가 길었고, 2022시즌 종료 후 퓨처스 FA를 통해 키움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4년 20억원이란 금액은 노장이자 퓨처스FA에게 적지 않았다. 키움이란 구단 특성상 더욱 눈에 띄는 파격적 투자였다.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와 키움의 경기. 2회말 1사 2루 이형종이 1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30/
큰 기대를 안고 유니폼을 갈아입었지만, 지난해 최악의 슬럼프를 겪었다. 타율 2할1푼5리, OPS 0.646에 그쳤다.
심기일전 도전한 올해가 터닝포인트가 되고 있다. 벌써 지난해(3개)보다 많은 4개의 홈런을 쳤다. 시즌 초 김동헌 이주형 등 주력 선수들이 잇따라 부상으로 이탈한 젊은 팀 키움에서 최주환과 함께 베테랑으로 타선의 중심을 잡고 있다. 5~6번 타순에서 올리는 타점도 쏠쏠하다.
지난 14일 고척 롯데전까지 올시즌 13경기 연속 안타도 쳤다. 이형종은 "매일 목표가 안타든 볼넷이든 출루하는 것이다. 그 목표만 생각하며 최선을 다한다. 기록은 연연하지 않는다"며 "(13경기 연속 안타는)하늘이 도와준 것"이라고 했다.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과 한화의 경기. 1회 한화 페냐를 상대로 3점 홈런을 날린 키움 이형종.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4.06/
이어 "지난해 2군에 내려갔을 때부터 차기 시즌을 준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고, 시즌이 끝나자마자 쉼 없이 기술과 웨이트 훈련을 했다. 비시즌은 3개월이지만, 올시즌은 6개월간 준비한 것 같다. 야구하면서 가장 노력을 많이 한 기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 외에도 이용규 최주환 등 베테랑들의 절실함과 후배들의 시너지를 강조하며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선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