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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작년 여름 KBO 입단을 뒤로 하고 미국 야구에 진출한 LA 다저스 산하 루키리그 ACL(Arizona Complex League) 다저스 우완 장현석이 직구 구속을 99마일까지 끌어올렸다는 소식이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각) 전해졌다.
루키리그는 스탯캐스트가 커버하지 않아 구종 및 구속, 회전수 등 구체적인 정보는 남아있지 않다. 다만 현지 매체 '다저스 다이제스트' 브루스 쿤츠 기자가 이날 자신의 SNS에 '다저스 톱 유망주 선발 장현석이 ACL에서 99마일 직구를 찍었다'고 전하며 해당 공을 던지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에는 장현구가 던진 공을 최병용이 파울로 걷어내는 장면이 담겼는데, 이 공이 99마일을 찍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마이너리그를 밟은 한국 아마추어 출신 투수들 가운데 박찬호 이후 가장 빠른 공을 던졌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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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건너가 구속이 늘었다는 건 고무적인 일임에 틀림없다. 다저스 스카우트가 장현석에 매료된 것은 큰 키(1m93)와 강한 어깨를 앞세운 90마일대 후반의 강속구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는 공이 빠르다는 것 하나만 가지고도 해당 투수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곳이다.
지금은 가능성 차원이지만, 이 정도 구속이면 메이저리그 선발 파이어볼러로 성장할 수 있는 자질로는 충분하다.
장현석은 루키리그에서 이날까지 8경기에 등판해 13이닝을 던져 홈런 2개를 포함해 10안타를 내주고 12실점을 했다. 62명의 타자를 상대해 삼진 25개를 잡아내 40.3%의 매우 높은 탈삼진 비율을 나타냈지만, 볼넷 8개와 사구 3개를 허용한 것도 눈에 띈다. 볼넷 비율이 12.9%나 된다.
아직 샘플사이즈가 작아 정확하게 판단할 수는 없으나, 공은 빠르지만 상당히 '와일드한' 피칭을 하고 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피안타율 0.196인데, WHIP는 1.38이나 된다. 최근 2경기에서 4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안정적이었지만, 8경기 가운데 4경기에서 실점을 했다. 보완해야 할 게 한 두가지가 아니라는 소리다.
좀더 엄밀히 말하면 99마일 자체가 특별하다고 할 수도 없다.
스탯캐스트가 커버하는 트리플A에만 올시즌 63명의 투수가 99마일 이상, 33명의 투수가 100마일 이상의 직구를 뿌렸다. 루키리그부터 따지면 어림잡아 250~300명 정도의 투수가 99마일 이상을 찍는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는 않는다.
결국 '99마일의 세계'에서도 경쟁은 치열하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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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석이 얼마나 오랫동안 마이너리그 수업을 받을지 알 수는 없다. 분명한 건 공이 빠르다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