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힘을 빼고 임한 LG 측의 라인업이 눈에 띈다. 이날 안익훈 대신 문성주가 등록됐지만, 선발 라인업에선 빠졌다. 외국인 타자 오스틴도 장염으로 휴식, 주전 중견수 박해민과 내야 백업 1순위 구본혁도 없다.
대신 박동원-김범석-허도환까지 3명의 포수가 한꺼번에 출격하는 이색적인 모습이 눈에 띈다. 2루도 이영빈이 맡았다.
키움이 최원태를 두들기며 포문을 열었다. 2회초 1사 후 원성준 김병휘의 연속 안타로 2사 1,3루를 만들었고, 장재영의 1타점 좌전 적시타가 터졌다. 이어 이주형이 우선상 2타점 2루타를 치며 3-0 리드를 잡았다.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LG의 경기, 6회초 LG 최원태가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09.11/
3회초에도 공세가 이어졌다. 2사 후 김건희가 중월 2루타로 출루했고, 원성준의 적시타로 4-0까지 벌려나갔다.
그 리드를 한순간에 잃어버렸다. 키움 하영민의 호투에 눌려있던 LG는 4회말 홍창기-김현수의 연속 2루타로 1점을 만회했다.
LG는 6회초 2사 후 선발 최원태가 연속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하며 교체됐다. 임준형이 키움 이주형을 1루 땅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이어 6회말에도 홍창기-김현수 듀오가 물꼬를 텄다. 두 선수의 연속 안타로 무사 1,3루가 됐고, 1사 후 문보경의 1타점 적시타가 나왔다.
이어 오지환의 볼넷으로 1사 만루. 여기서 대타로 등장한 문성주가 투수 맞고 흐르는 내야안타로 1점을 더 뽑아냈다. 하영민은 이 과정에서 허벅지 뒤쪽에 타구를 강타당해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됐다.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LG의 경기, 2회초 2사 1,3루 키움 장재영이 선취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09.11/
LG의 다음타자 이영빈은 바뀐 투수 김선기를 상대로 동점 희생플라이를 쳤고, 2사1,2루에서 박해민의 1타점 역전 적시타가 터졌다. LG가 오히려 5-4로 1점 리드하게 됐다.
키움은 7회초 곧바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김태진-송성문의 연속 안타가 나왔고, 무사 1,2루에서 LG의 3번? 투수 김진성을 최주환이 1타점 적시타로 두드렸다. 하지만 김건희가 병살타로 물러나며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그래도 '약속의 8회'가 있었다. LG는 4번째 투수로 필승조 함덕주를 올렸지만, 선두타자 김병희에게 몸에맞는볼로 위기를 자초했다. 키움은 박수종의 희생번트에 이어 장재영 이주형이 잇따라 볼넷을 얻어내 1사 만루의 절대 찬스를 잡았다.
LG는 황급히 마무리 유영찬을 투입해 김태진을 삼진처리했다. 하지만 키움은 송성문이 중월 펜스 직격 싹쓸이 3타점 3루타를 쏘아올리며 승부를 뒤집었다. 다음 투수 이지강을 상대로 최주환이 1타점 적시타를 추가하며 9-5로 리드를 벌렸다.
키움은 김선기에 이어 8회말을 김동욱, 9회말을 마무리 주승우가 실점없이 틀어막으며 승리를 완성했다.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LG의 경기, 8회초 2사 만루 키움 송성문이 싹쓸이 3타점 3루타를 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09.11/
경기 후 홍원기 감독은 "선발 하영민이 실점은 있었지만 본인의 임무를 다했다. 이어나온 김선기-김동욱-주승우도 상대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타자들이 초반부터 점수를 내며 흐름을 가져왔다. 동점 접전 상황에서 8회 송성문의 3타점 적시타로 승기를 잡았고, 최주환의 1타점이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고 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