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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문보경은 왜 3루에 승부를 했을까.
말 그대로 대혼전이었다. 김현수, 박해민 연속타자 홈런 '빅볼'로 기선을 제압한 LG. 지친 엔스를 무너뜨린 KT. 고영표 카드로 승기를 굳히는 듯 했으나, 소형준의 부진으로 동점이 돼버린 경기. KT 마무리 박영현과 LG 전천후 에르난데스의 자존심 대결. 흥미진진한 싸움은 연장으로 흘렀다.
그런데 황재균이 3루쪽으로 번트를 잘 댔다. LG는 소위 말하는 '100% 수비'를 시도했다. 3루수 문보경이 강하게 대시하고, 유격수 오지환이 3루 베이스를 커버하면 거기서 2루주자를 잡는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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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보경은 과감하게 3루에 던졌다. 강백호가 이미 3루에 도달한 세이프 타이밍이었다. 1루에 던졌다면 1사 2, 3루가 될 상황이 무사 만루가 돼버렸다. 1사 2, 3루도 큰 위기지만 무사 만루와는 또 다르다. 아웃카운트가 1개 쌓이면 만루 작전을 써서 병살을 노려볼 수도 있다. 아무래도 수비쪽이 선택할 수 있는 수가 많아진다.
LG는 배정대를 내야 땅볼, 대타 천성호를 2사까지 잡으며 위기를 넘기는 듯 했다. 그런데 마지막 고비, 심우준을 넘지 못하며 끝내기 패배를 당해버렸으니 문보경의 선택이 더 아쉬워질 수밖에 없었다. 1사 상황이었으면 아웃카운트 2개를 잡고 위기를 넘길 수도 있었다.
LG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선수가 판단했다. 우리 수비 원칙은 상대 번트가 강해 100%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3루에 승부를 하고, 번트가 나쁘지 않아 75% 상황이라고 하면 1루에서 타자를 잡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보경이 너무 과감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 전 허도환이 애매한 모션을 취한 것도 뼈아팠다. 3루쪽을 가리키는 듯 하다 급하게 1루로 바꾸면, 문보경의 몸은 이미 앞선 몸짓에 반응해 3루쪽으로 돌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