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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한 KIA 타이거즈 김선빈은 가장 먼저 "프로 생활하며 너는 키가 작아서 안된다, 한계다 라는 안좋은 말을 많이 들었다. MVP를 받으며 그런 편견을 깨트린 것 같다"고 기뻐했다.
입단 당시만 해도 정준재보다 상위 라운드에서 뽑힌 신인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1라운더 박지환이나 2라운더 이승민 등 고졸 신인들이 핵심 자원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시즌 종료 후 최후의 승자는 정준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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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홈런도 쳤다. 정준재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날이 된 7월 27일 인천 두산 베어스전. 당시 두산 선발 최원준에게 퍼펙트로 막혀있던 SSG 타선은 정준재가 4회 1사에 친 솔로 홈런으로 굴욕을 깰다.
그게 정준재에게는 사실상 생애 첫 홈런이다. "대학 시절때 친 적이 있지만 워낙 작은 구장이었어서 그건 홈런으로 치지 않는다"는 정준재는 "치자마자 넘어갈줄 몰라서 일단 뛰었는데 홈런이 됐다. 1루 베이스 밟자마자 너무 좋아서 웃음이 막 실실 나왔다. 2루 밟고, 다시 3루 베이스를 도는데 실감이 나더라. 저도 모르게 웃으면서 뛰었다. 그때 그 기분을 잊을 수가 없다"고 당시의 행복감을 생생하게 전했다.
그의 올 시즌 기록은 88경기 타율 3할7리(215타수 66안타) 1홈런 OPS 0.776. 시즌 끝까지 컨디션이 크게 처지지 않고 3할대 타율을 꾸준히 유지한 것은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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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내년에는 못해도 올해만큼은 했으면 좋겠다. 저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선배님들을 보면서 배울 점도 많다. 특히 저는 작전 수행을 잘해야하는 유형의 타자인데, 그걸 제대로 못한 것 같아서 너무 아쉬웠다. 코치님들 도움을 받아 연구를 많이 해서 내년에는 작전 수행도 완벽하게 해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 도루도 50개 이상 하는 게 목표다. 일단 목표를 크게 잡았다"며 웃었다.
올해 시행된 ABS에서는 키로 인한 이득을 본다고도 느꼈다. 정준재는 "솔직히 말하면 키 작은 선수들에게는 조금 이득이 있는 것 같다. 제가 생각해도 '이건 높은 스트라이크인데?'하는 게 볼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콜이 안나오면 투수도 당황하고, 포수도 당황하더라. 대신 반대로 낮은 것은 잘 잡아주는 경우도 있다. 다만 높은 볼에 있어서 약간의 이점이 있는 정도"고 설명했다.
정준재는 "저는 신체 조건만으로 야구를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신체 조건은 안좋아도 큰 사람보다 더 야구를 많이 하고, 더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후배들에게도)절대 주눅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차피 자기 능력이 있고, 작으면 작은대로 장점을 살릴 수 있다. 자신감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