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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내가 4번 치니까 5등밖에 못하지."
올해는 더 과감하게 타순을 짰다. 1번 강백호-2번 로하스다. 강백호는 지난해 타율 2할8푼9리, 159안타, 26홈런 96타점으로 모두 팀내에서 로하스에 이어 2위였다.
가장 잘치는 2명의 타자를 1,2번에 배치한 것.
이 감독은 오히려 컨택트 능력이 좋은 타자를 3,4번에 놓았다. 3번에 허경민, 4번에 장성우를 넣었다. 둘 다 컨택트 능력이 좋고, 상황에 맞는 팀배팅을 할 줄 안다는 게 이 감독의 설명이었다.
시범경기 첫 날 이 라인업이 빛을 발했다.
KT는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LG 트윈스와 만났다. 토요일인데다 날씨도 맑고 춥지 않아 1만3179명이 찾았다.
0-1로 뒤진 4회말 호투하던 LG 선발 요니 치리노스를 이 감독이 만든 상위 타선이 무너뜨렸다.
선두 2번 로하스가 좌월 2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3번 허경민이 2루수앞 땅볼을 쳐 1사 3루를 만들었다. 그리고 4번 장성우가 치리노스의 149㎞ 짜리 높은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투런포를 날렸다. 단숨에 2-1 역전. 이 한방으로 분위기를 바꾼 KT는 결국 5대1의 역전승을 거두고 기분좋은 출발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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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을 친 공이 꽤 높은 볼이었다. 치지 않았으면 볼이었는데 쳐서 홈런으로 만든 것이 신기한 장면이었다. 장성우는 "외국인 투수(치리노스)가 투심과 슬라이더, 포크볼 등이 다 떨어지는 공인데 좋아보였다. 그래도 커트를 했는데 계속 그런 공으로 승부를 하더라. 그런데 10% 정도를 직구를 던지는데 하이볼로만 던진다는 데이터가 있어서 그걸 생각하고 있었고 그래서 반응할 있었다"면서 "로하스가 2루타를 쳐줬고, 경민이가 팀배팅으로 2루수 땅볼을 쳐줘서 3루까지 보내서 점수를 내기 위해 외야 플라이라도 쳐야 된다는 생각으로 집중을 한게 홈런까지 나온 것 같다"라고 했다.
장성우는 득점권에서 강한 타자다. 득점권 타율은 2할7푼1리(118타수 32안타)로 그리 좋은 성적은 아니다. 그런데 득점권에서의 타점은 61점으로 강백호(64점)과 그리 차이가 나지 않는다. 희생타(번트)가 2개, 희생플라이가 8개나 된다. 그만큼 상황에 맞는 타격을 잘한다는 뜻이다.
그 역시 타점 상황에서 좋은 타격을 하는 이유를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후배들이 많이 물어보는데 항상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하려고 한다라고 대답한다. 예를 들어 왼손 투수가 던지는 공과 오른손 투수가 던지는 공을 같은 타격 기술로 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다 보니까 주자가 있거나 클러치 상황에서 좀 더 집중력이 생기고 타점도 많이 나오는 것 같다"라고 했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