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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둔 우완투수 스가노 도모유키(36)가 경쾌한 발걸음을 이어간다. 스가노는 10일(이하 한국시각) 미네스타 트윈스와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3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상대 1~9번을 연속으로 범타 처리하고 시범경기 첫승을 올렸다. 46구 중 29구가 스트라이크였고, 삼진 5개를 잡았다.
한 차례 실패를 거쳐, 30대 중반에 메이저리그로 가는 문을 열었다. 2013년 요미우리 자이언츠 1지명 입단. 요미우리에서 12년을 던졌다. 우여곡절 끝에 잡은 기회다. 그는 부상 여파로 주춤하다가, 지난해 '15승'을 올리며 부활했다. 네 번째 다승왕 타이틀을 차지하고, 세 번째로 MVP를 수상했다.
스가노는 두 명의 레전드 덕분에 메이저리그 도전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일본의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왕첸밍(45)과 구로다 히로키(50)와 인연을 소개했다. 미래를 바꾼 만남이라는 챕터를 통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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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노는 지난해 3월 요미우리의 대만 원정 때 왕첸밍과 재회했다. 스가노는 12년 만에 만난 스승에게 "덕분에 지금 제가 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왕첸밍은 "같은 아시아인으로서 도움을 주고 싶었다. 내가 은인이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왕첸밍이 스가노에게 '본받아야할 투수'라고 얘기해준 선수가 있다. 히로시마 카프에서 시작해 LA 다저스, 뉴욕 양키스에서 활약한 우완 구로다다. 히로시마에서 124승을 올린 구로다는 메이저리그에서 79승, 미일 통산 '203승'을 기록했다. 최초로 미일 통산 '200승'을 넘은 레전드다.
스가노는 구로다가 던지는 투심 패스트볼을 보면서 배웠다고 했다. "2015년 올스타전 때 우연히 구로다 선배와 웨이트 룸에 둘이 있게 됐다. 그때 저서에 사인을 해주시고 '힘내라'고 격려해 주셨다"고 했다. 스가노는 대선배와 인연을 잊지 않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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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