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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한화 이글스 엄상백은 4년 78억원 FA 계약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까. 14일 경기만 놓고 보면 차고 넘친다.
한화는 엄상백의 호투와 6회초 채은성-안치홍의 적시타까지, FA 3인의 맹활약을 앞세워 2대0 승리를 거뒀다.
1회말 롯데가 자랑하는 윤동희 고승민 손호영을 모두 뜬공으로 처리했다. 고승민의 타구는 우중간을 가를듯한 날카로운 타구였지만, 한화 중견수 플로리얼이 기민하게 따라가 잡아냈다.
3회말은 첫 타자 박승욱을 삼진 처리한 뒤, 최항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이날 엄상백이 롯데 타선에게 허용한 유일한 안타, 출루다. 다음 타자 정보근을 땅볼, 윤동희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4회에도 고승민을 2루 뜬공, 손호영을 유격수 땅볼, 레이예스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롯데 타선을 밀어붙였다. 5회에도 나승엽 김동현을 땅볼, 박승욱을 3루 뜬공으로 처리했다. 자신감 있는 투구로 롯데 타선을 쭉쭉 밀어붙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당초 엄상백이 준비한 투구수는 70개. 하지만 5회를 마쳤을 때 엄상백의 투구수는 고작 44개에 불과했다.
결국 뜻하지 않게 '추가 근무'를 하는 신세가 됐다. 엄상백은 불펜에서 부족한 투구수를 채운 뒤 휴식을 취했다. 6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문동주는 2경기 연속 159㎞ 광속구를 뿜어대며 롯데 타선을 2이닝 퍼펙트로 꽁꽁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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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시즌에는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지 않다. 못하면 내가 왜 못했을까 생각하는데, 사람이라는 게 잘했을 때는 별로 생각을 안하더라. 캠프 때 별로 안 좋아서 많이 생각하고 연구하다보니 오늘 뭔가 (느낌이)왔다. 투구 밸런스가 괜찮다보니 결과도 좋았다."
쉽게쉽게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워낙 엄상백이 자신감 있게 뿌리니 롯데 타자들이 오히려 압도당하면서 흔들리는 모습.
엄상백은 "투구수가 너무 적다보니 5회까지 던졌다. 그래서 끝나고도 불펜 피칭도 했다"며 웃었다. 1회 우중간 타구를 잘 따라가 잡아낸 플로리얼에게 감사도 표했다.
"요즘 뭐가 문제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좀 다른 느낌으로 던져보자 싶었다. 어제 연습투구부터 공끝의 테일링이 좋더라. 그래서 자신있게 들어갔더니 결과가 좋았다. 오늘 세게 던진 공은 레이예스에게 던진 1개 정도? 그런데도 구속이 잘 나왔다. 시즌 준비가 순조롭게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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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백은 한화가 자랑하는 강속구 영건(문동주 김서현 정우주)들에 대해서는 "난 이제 150㎞ 넘는 공은 1년에 2~3개 나오는데…어리고 한 후배들이 부럽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투수에게 제일 중요한 건 직구라고 생각한다. 남은 기간 최대한 구속을 끌어올리려고 한다. 새 구장 라커룸이 되게 좋고, 구장도 잘 지어진 것 같다. 이제 성적만 내면 되는 것 같다. 아, 오른쪽 펜스가 정말 높더라. 한시즌에 홈런 5개 맞는다면, 이제 3개만 맞을 것 같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