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대승 만든 5개의 홈런포. 그 뒤에서 빛난 호수비 열전. LG가 이래서 우승후보다[SC 포커스]

LG 3루수 문보경이 8회초 2사 만루서 손호영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KBSN스포츠 중계화면 캡쳐

LG 우익수 홍창기가 4회초 2사후 레이예스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KBSN스포츠 중계화면 캡쳐

LG 1루수 오스틴이 3회초 2사 2루서 윤동희의 파울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KBSN스포츠 중계화면 캡쳐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팬들이 야구를 즐기는 부분은 아무래도 타격이다. 안타, 홈런으로 점수를 뽑을 때가 즐겁다.

그러나 경기를 이기기 위해선 점수를 뽑아야 하지만 점수를 주지 말아야 하고 그래서 수비가 좋아야 한다.

LG 트윈스는 23일 잠실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서 10대2의 대승을 거뒀다. 문보경의 투런포를 시작으로 박동원 오스틴 송찬의 문정빈의 홈런이 이어지며 무려 5개의 홈런을 치는 엄청난 화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LG가 승리할 수 있었던 큰 원동력은 수비였다. 고비마다 상대 공격의 흐름을 끊은 좋은 수비가 대승을 만들어냈다.

초반 흔들린 선발 손주영을 수비수들이 잡아줬다. 1회초 선두 윤동희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손호영의 3루수앞 땅볼을 안정적으로 병살로 처리했고, 2회초에도 선두 레이예스가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곧바로 5번 나승엽의 1루측 땅볼을 1루수 오스틴이 잡아 병살로 연결했다.

3회초엔 2사 후 전민재의 좌익선상 2루타로 첫 위기에 몰렸다. 윤동희가 1루측 파울 타구를 쳤는데 이를 1루수 오스틴이 끝까지 따라가더니 왼팔을 뻗어 잡아내 이닝을 마쳤다. 이를 잡지 못했다면 윤동희에게 한번 더 타격의 기회가 이어졌을 테고 이후 결과는 모르는 일.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LG 오지환이 수비를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e-mail]/2025.03.23/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호수비로 이닝을 끝낸 LG 오스틴, 홍창기가 미소 짓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e-mail]/2025.03.23/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8회초 2사 만루 롯데 손호영이 안타성 타구가 LG 3루수 문보경에게 잡히자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e-mail]/2025.03.23/

4회초엔 2사후 레이예스의 우측 2루타성 타구를 우익수 홍창기가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쳤다.

야수들의 호수비가 있어 선발 손주영은 투구수를 아낄 수 있었고 96개를 던지며 7이닝 동안 1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의 쾌투를 할 수 있었다.

5-1로 앞선 8회초 2사 만루의 위기에서 문보경의 후비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5-0으로 앞서다가 전민재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1점을 내준 뒤 2사 만루의 위기가 이어진 상황에서 2번 손호영이 김진성의 포크볼을 잘 받아쳤는데 문보경이 자신의 옆으로 오는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낸 것. 이 타구가 빠졌다면 2루타가 될 가능성이 높았고 2점은 허용했을 상황이어서 5-3으로 쫓기며 위기가 이어져 LG에게도 승리를 낙관하기 힘들었을 것이었다.

이 장면 이후 LG가 8회말에만 5점을 더 올려 10-1까지 앞서 승부를 확실히 갈랐다.

LG가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이유는 강한 타선과 좋은 선발진도 있지만 좋은 수비 역시 포함돼 있다. 우승을 하기 위해선 안정된 수비는 필수이고 이것을 개막 시리즈에서 보여준 LG다.
권인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