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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삼촌'의 마음이 통한 걸까. 키움 히어로즈 김윤하가 초반 어려움을 버텨냈다. 시즌 2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했다.
경기전 만난 홍원기 키움 감독은 "박찬호 위원이 충고했던 말처럼, 마운드 위에서 생각이 너무 많은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윤하는 전직 메이저리거 박찬호의 5촌 조카로도 유명하다.
"마운드 위에서 너무 생각이 많다. 한 타자에게 많은 공을 던지는 경우가 잦은데, 그 타자한테 신경쓴 나머지 다음 타자들과의 승부에서 힘이 빠져버린다. 좀더 쉽게쉽게 끌고갈 필요가 있다. 게임 플랜을 좀더 명확히 정리해야 한단계 더 발전할 수 있다."
어린이날 연휴로 인해 10개 구단 공히 9연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키움은 신인 정현우-윤현에게 4~5선발을 맡겼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모두 이탈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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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역시 마냥 좋아하기만은 힘든 성적표였다. 6이닝 동안 김윤하가 허용한 안타는 10개. 볼넷 3개를 더해 무려 13번의 출루를 허용했다.
사실상 매회가 위기였다. 3자범퇴로 깔끔하게 넘긴 이닝이 단 한번도 없다. 그래도 2년차 어린 나이에 3선발을 꿰찬 무거운 어깨, 그 책임감을 이겨냈다.
롯데 타선이 다소 우왕좌왕한 도움도 받았다. 1회초 첫 타자 황성빈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황성빈이 도루를 하다 2루에서 아웃됐다. 다음 타자 고승민이 또 안타를 쳤기에 롯데 입장에선 아쉬운 순간.
1회말 키움이 카디네스의 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았지만,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2회 롯데 타선의 집중타에 3점을 내줬다. 선두타자 윤동희의 안타, 전준우의 볼넷, 손호영의 희생번트가 이어지며 1사 2,3루가 됐다.
이어 유강남의 좌중간 2타점 2루타로 선취점을 허용했고, 전민재의 안타와 황성빈의 내야땅볼이 이어지며 3점?를 내줬다.
그 뒤로도 악전고투였다. 3회초에는 레이예스, 4회초에는 유강남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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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은 한이닝 더 밀고 갔다. 당장 눈앞을 보기보단 멀리 보고 김윤하를 키우기 위한 마음이 담겨있었다.
그래도 상상 이상으로 우직했다. 손호영-전민재의 안타, 황성빈의 볼넷으로 2사 만루가 됐지만 키움 벤치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실점하기 전까진 김윤하를 바꾸지 않겠다는 속내가 뚜렷했다.
기어코 고승민을 2루 땅볼로 처리하며 만루 위기마저 실점 없이 넘겼다. 투구수 98개. 벤치로 돌아오는 김윤하를 팀동료들의 따뜻한 환영이 맞이했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