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 정도 변화구는 이미 수 천번 쳐봤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몸쪽 변화구 공략의 정석을 보여줬다. 오른손 투수가 왼손 타자의 몸쪽으로 떨어트리는 슬라이더. 헛스윙이나 땅볼 타구를 유도하기 좋은 구종이다. 하지만, 이정후에게는 안 통했다. 눈을 감아도 궤적이 생생하게 그려질 정도로 많이 경험했던 공이다.
이정후가 상대 선발과의 세 번째 승부에서는 승리하며 '선발 8경기 연속안타'를 이어갔다.
이정후는 3일 낮(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 경기에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회말 1사 후 우전 안타를 날렸다.
이로써 이정후는 '선발 출전' 8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갔다. 전날 경기에서 이정후는 체력 안배를 위해 선발에서 제외됐다가 8회초 수비 이닝 때 중견수로 나와 8회말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다. 이로 인해 8경기 연속 안타는 일단 중단됐다. 타율도 0.316으로 약간 떨어졌다. OPS 또한 0.893으로 내려가 9할을 유지하지 못했다.
|
이날 이정후가 상대한 콜로라도 선발은 우완 투수 안토니오 센자텔라였다. 그렇게 강한 투수는 아니다. 올 시즌 6경기에 나와 1승 4패 평균자책점 5.22를 기록 중이었다. 한국 선수와 특이한 인연도 있다. 2019년 9월 23일 당시 LA다저스 소속이던 류현진이 선발로 등판했다가 타석에 나왔을 때 센자텔라를 상대로 홈런을 친 적이 있다.
이정후는 1회말 1사 2루 때 첫 타석에 나와 센자텔라를 상대했다.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 바깥쪽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받아쳤지만, 1루수 땅볼에 그쳤다. 첫 승부는 패배.
이어 이정후는 3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그러다 6구째 바깥쪽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두 번째 승부도 변화구에 당했다.
그러나 5회말 1사 후 나선 세 번째 승부에서는 마침내 센자텔라를 무너트렸다. 센자텔라는 앞선 두 번의 승부에서 얻은 자신감 때문인지 초구 86.3마일 슬라이더(시속 약 138km)를 몸쪽으로 떨어트렸다. 이정후는 이 코스에 들어오는 슬라이더에 결코 약한 타자가 아니다. 경쾌하게 배트를 휘둘러 타구를 멀리 날려 보냈다. 깨끗한 우전안타였다.
이로써 이정후는 선발로 나온 경기에서는 8번 연속 안타를 이어나갔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까지는 성공하지 못했다.
|
|
1경기 만에 선발 라인업에 돌아온 이정후는 결국 이날 4타수 1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시즌 타율은 0.314(120타수 38안타)로 좀 더 내려갔다. OPS도 0.888이 됐다. 샌프란시스코는 좌완 선발 로비 레이의 7이닝 2피안타 8탈삼진 2볼넷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4대0으로 승리하며 전날 패배를 설욕하는 동시에 최근 3연패에서 탈출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