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꿈의 타율' 앞에서 가슴이 웅장해진다.
이로써 김혜성은 지난 6일부터 열린 마이애미와의 원정 3연전에서 모두 선발로 나와 매 경기 안타를 쳐내며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덕분에 김혜성의 시즌 타율은 0.417(12타수 5안타)로 급등했다. 출루율도 0.417에 OPS는 0.834가 됐다.
이제 겨우 선발 3경기에 12타석 밖에 소화하지 않은 탓에 스탯의 숫자들이 주는 무게감은 크지 않다. 그래도 김혜성이 하위 타순에 선발로 나와 꾸준히 1, 2개씩 안타를 치고 있다는 페이스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하위 타순에서 분명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 선발 3경기 중에서 2경기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는 건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페이스다.
이날 김혜성은 경기 초반에는 상대 우완선발 발렌테 벨로조에게 철저히 막혔다. 3회초에는 1루수 땅볼, 5회초에는 중견수 뜬공으로 각각 물러나며 안타를 치지 못했다.
김혜성 뿐만 아니라 다른 다저스 타자들도 벨로조를 공략하지 못했다. 6회 1사까지 벨로조에게 안타 1개 밖에 뽑아내지 못하며 철저히 봉쇄당했다.
|
하지만 6회 1사 후 벨로조가 마운드에서 내려가면서부터 막혀 있던 다저스 타선이 터지기 시작했다. 벨로조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케이드 깁슨이 첫 상대인 오타니 쇼헤이에게 우익선상 3루타를 얻어맞았다. 이어 무키 베츠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계속된 1사 1, 3루 위기에서 프레디 프리먼이 좌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다만 계속된 1사 1, 2루에서 앤디 파헤스가 병살타를 치며 추가득점은 하지 못했다.
그러나 다저스 타선은 다음 공격이닝에서 곧바로 대량 득점을 뽑아내며 승기를 잡았다. 그리고 이 대량득점의 시발점을 마련한 게 바로 김혜성이었다.
김혜성은 7회초 1사 1, 2루 찬스 때 이날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마운드에는 마이애미 세 번째 투수 레이크 바처가 나와 있었다. 김혜성은 바처의 초구 바깥쪽 포심(94.8마일)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뒤 2구째 가운데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가볍게 받아쳐 좌측 외야로 보냈다. 2루 주자 제임스 아웃맨이 빠르게 홈에 들어왔고, 김혜성은 홈 송구 플레이 사이에 2루까지 내달렸다. 김혜성의 시즌 2호 타점 장면이었다.
김혜성의 적시타 이후 다저스 타선이 대폭발했다. 1사 2, 3루에서 오스틴 반스를 삼진으로 잡은 바처는 오타니를 고의 4구로 내보내고 2사 만루 상황을 만들었다. 하지만 승부를 걸려던 베츠에게 또 볼넷을 허용하며 밀어내기로 1실점했다.
|
빅이닝의 시초가 된 적시타로 자신감을 회복한 김혜성은 8회초 1사 1루 때도 우전 안타를 날리며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마이애미 네 번째 투수 로니 에르난데스의 스위퍼(86.5마일)을 잡아당겨 우전안타를 만들었다.
|
마이애미 선두타자로 나온 로니 심슨의 날카로운 타구를 힘겹게 잡는 데는 일단 성공. 그러나 심슨을 잡으려 1루 송구를 서두르다 잘못 던졌다. 그 사이 심슨은 2루까지 진루했다.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첫 실책이었다. 이후 3루수 맥스 먼시도 송구 실책을 하는 바람에 무사 2, 3루까지 몰렸다. 하지만 다저스 불펜은 이 위기를 1실점으로 막아내며 10대1 대승을 지켰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