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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민은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회 시즌 13호 투런 홈런을 작렬했다.
팀이 6-2로 앞선 5회 무사 1루에서 타석에 선 안현민은 1볼 2스트라이크로 불리한 상황에서 삼성 왼팔 이승민의 슬라이더를 공략, 라이온즈파크 외야 2층 관중석으로 타구를 보냈다.
비거리 130m짜리 대형 홈런이다.
안현민은 마치 '뜨거운 아이스커피'처럼, 모순적인 선수다.
우선 힘은 리그에서 따를 자가 없다. 벤치프레스와 스?, 데드리프트까지 이른바 '3대' 중량 합계가 640㎏에 이른다.
터질 듯한 근육에서 비롯된 힘을 배트와 공에 전달하는 기술도 일품이다.
올 시즌 안현민의 홈런 비거리 평균은 130m로 단연 리그 1위다.
최단 비거리 홈런이 120m이며, 비거리 145m짜리 홈런도 한 차례 날렸다.
이처럼 공을 '빠개버릴' 것처럼 날리면서도, 타격 정확도를 잃지 않는다.
안현민의 시즌 타율은 0.349이며, 174번의 타석에서 볼넷 18개를 골라내 출루율은 0.431이다.
아직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리그 3위에 해당하는 타율이다.
여기에 가공할만한 힘에서 나온 장타율은 0.697이며, OPS(출루율+장타율)는 1.128이다.
더욱 놀라운 수치는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이다.
WAR은 타율과 같은 비율 수치가 아니라 안타 개수, 홈런과 같은 누적 수치다.
5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1군 경기에 출전해 다른 선수들보다 한 달가량 덜 뛴 안현민의 WAR(스포츠투아이 기준)은 3.61로 문보경(LG 트윈스·3.70)에 이어 전체 야수 2위다.
이 부문 3위 오스틴 딘(LG·3.02)은 제법 큰 격차로 따돌렸다.
지금 추세라면 문보경을 제치고 야수 WAR 1위로 나서는 것도 시간문제다.
안현민의 뜨거운 타격 감각은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그와 상대하는 투수들은 절대 좋은 공을 주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도 그는 이달 들어 12경기에서 타율 0.409에 홈런 4개로 기세가 꺾이지 않는다.
게다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40홈런-70도루를 달성한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우상으로 삼은 선수답게, 6월에는 도루도 2개 성공했다.
마산고 재학 시절 '도루하는 포수'로 이름을 떨쳤던 선수답게, 빠른 발도 뽐내는 것이다.
올 시즌 안현민과 신인상 경쟁을 벌이는 후보는 왼팔 투수 송승기(LG)다.
혜성처럼 등장한 송승기는 사실상 LG의 1선발로 활약 중이다.
운명의 장난인지 안현민이 시즌 13호 홈런을 친 15일, 송승기는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4⅓이닝 6피안타 5실점(4자책점)으로 고전하며 올 시즌 가장 많은 점수를 내줬다.
2.30이었던 평균자책점도 한 경기 만에 2.65까지 올라갔다.
물론 안현민과 송승기의 신인상 경쟁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이다.
프로에서 한 시즌을 전부 치러본 경험이 없는 이들은 더운 여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관건이다.
누가 신인상을 타더라도, 둘의 등장은 한국 야구에 축복이다.
4bun@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