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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무조건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 본능적으로 승부를 보기 위해 다리를 찢었다."
8회초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박찬호와 오선우의 호수비가 나왔다. 선두타자 오태곤의 타구가 3루수 쪽 깊은 곳으로 향했는데, 유격수 박찬호가 포기하지 않고 공을 잡은 뒤 먼 거리에서 1루로 송구했다. 1루수 오선우는 다리를 최대한 찢어서 포구해 유격수 땅볼로 연결했다. 두 선수의 호흡이 맞지 않았다면 선두타자를 내보내면서 위기에 놓일 뻔했다. 이 고비를 넘긴 덕분에 KIA는 1점차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박찬호는 "진짜 솔직히 엉겁결에 한 수비였다. 그냥 공도 제대로 안 잡혀서 '에라 모르겠다'하고 던졌는데, 그걸 또 (오)선우가 잡아줬다. 다리를 쫙 찢어가지고, 우리 선우 너무 잘한다. 우리 예쁜 선우"라고 상황을 설명하면서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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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우는 "어렸을 때부터 유연한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스트레칭을 많이 했다. 하지만 나는 지금 천천히 다리를 찢으라고 한다면 찢지 못한다. 경기에서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다리가 찢어진 것 같고, 아프다는 느낌도 없었다"고 했다.
KIA는 4일부터 롯데와 주말 3연전을 치른다. 3위 결정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하다. KIA는 4일 선발투수로 열흘을 푹 쉬고 돌아온 에이스 제임스 네일을 내세운다.
임시 주장 박찬호는 "사실 다 똑같은 경기"라면서도 "아무래도 우리가 좀 젊은 선수들이 많다 보니까 순위 싸움을 그렇게 많이 해보지는 않았다. 그래서 아무래도 조금 더 선수들끼리 긴장감이 조성되고, 파이팅이 더 끓어오르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한다"고 이야기했다.
오선우는 "내일(4일)부터 3위 싸움에 중요한 롯데전을 앞두고 있다. 롯데에 강했던 기억이 있어서 최대한 집중하면서 경기를 치르고 싶다. 주말 시리즈가 끝났을 때 팀이 3위에 있었으면 좋겠고, 전반기가 끝났을 때 최대한 높은 곳에서 마무리하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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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