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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두산 베어스 '잠실 거포' 김재환이 정말 필요한 순간에 '한 방'을 쳐줬다. 두산은 김재환 덕분에 레전드 유격수 김재호의 은퇴식을 축제 분위기로 성대하게 치렀다.
그렇게 8회에 접어들었다.
3-6으로 뒤진 8회말 무사 1, 2루에서 양의지가 적시타를 폭발하면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김재환의 '이름값'에 한참 부족한 페이스였다. 김재환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161홈런을 때렸다. 연평균 30홈런이 넘는다. 이를 바탕으로 4년 총액 115억원 초대형 FA 계약도 체결했다. 올해는 마침 계약 마지막 시즌이다.
김재환의 침묵이 마침 이 타석에서 깨졌다. 김재환은 KT 구원투수 주권을 상대했다. 1구 방망이를 헛돌렸다. 굴하지 않고 2구째 투심을 제대로 받아쳤다. 맞는 순간 오른쪽 담장으로 미사일처럼 날아갔다. 타구 스피드 176.6㎞. 딱 한번의 벼락 스윙으로 잠실벌을 뜨겁게 달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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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김재환은 "일단 다른 것보다도 무조건 좋은 결과가 나와야 될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또 실투가 왔는데 오랜만에 홈런이 나왔다. 잘 쳤다기보다는 운이 좋게 홈런이 됐다"고 돌아봤다.
모처럼 나온 홈런이었다. 김재환은 "너무 잘 맞았는데 각도가 낮았다. 요즘 또 홈런이 워낙 안 나오고 있어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확신은 못 했다"며 웃었다.
김재환은 김재호와 두산 전성기를 이끈 핵심 멤버다. 김재환은 "(김)재호 형 마지막 날인데 그런 경기에서 좋은 경기 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몇몇 선배님들 은퇴식을 봐 왔다. 재호 형이랑은 같이 했던 시간, 좋은 기억도 많고 슬픈 기억도 많다. 그런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있었다. 그래서 감정적으로 살짝 컨트롤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그래도 좋은 기쁜 마음으로 보내주고 싶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잠실=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