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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58㎞ 좌완이 빠진 자리를 156㎞ 좌완이 메운다. 사령탑은 긴 고민 끝에 힘겨운 결정을 내렸다.
평균 152.8㎞, 최고 158㎞ 강속구를 앞세워 거칠 것 없이 질주해온 감보아다. 프로야구 역대 좌완투수 최고 구속이란 신기원을 개척했다.
하지만 2022시즌 88⅓이닝(더블A) 소화가 생애 최다일 만큼 장기 레이스 경험이 없다. 롯데 구단은 감보아에게 올스타전 휴식기를 합쳐 충분한 휴식를 부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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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김태형 감독은 "지금은 김진욱을 고민중인데,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했다.
홍민기는 1군에서 스윙맨 역할을 수행중이고, 윤성빈은 2군에서 불펜 미션을 소화중이던 상황. 현실적인 대체선발 1순위는 시즌초 선발투수로 기용됐던 김진욱이었다.
문제는 김진욱의 부진이었다. 올시즌 6경기에 선발등판, 27이닝을 소화하며 1승3패 평균자책점 9.67의 심각한 부진을 겪었다. 시즌초 3경기에선 무난했지만, 이후 1⅓이닝 만에 6실점, 7실점 난조를 잇따라 겪은 뒤 무너졌다. 2군과 불펜을 오간 뒤 다시 선발로 복귀했던 6월 12일 KT 위즈전도 2이닝 6실점으로 주저앉았다.
반면 홍민기는 이민석-윤성빈과 함께 롯데발 토종 투수의 구속 혁명을 이끄는 3인방이다. 당초 '사이버투수'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1군에서 좀처럼 보이지 않던 선수였지만, ABS(자동볼판정 시스템)의 도입과 투구폼 교정을 통해 확 달라진 투수로 다시 태어났다.
올시즌 평균 150.2㎞, 최고 156㎞의 압도적인 직구를 뿌린다. 이전 처럼 1루 쪽으로 스텝을 크게 딛고 던지는 크로스파이어까진 아니지만, 1m85의 키에 팔다리를 쭉 뻗는 회전력만으로도 위협적이다. 강렬한 직구와 빠른 슬라이더라는 단순한 조합. 하지만 KT 위즈 안현민이나 삼성 디아즈, KIA 최형우 등 리그에서 손꼽히는 거포들을 상대로도 공의 힘만큼은 결코 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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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기는 올해 두번째 선발 등판이다. 첫 도전이었던 6월 18일 한화전에선 4이닝 1실점을 기록했고, 이후 멀티이닝 불펜으로 무난한 활약을 펼쳐왔다.
다만 최근 등판이 있어 선발이라기 보단 불펜데이의 오프너 역할을 수행할 전망. 7월 들어 4번째 등판이다. 특히 6일 KIA전에서 1⅔이닝을 잘 막은 정철원의 뒤를 이어 8회 1사에 등장, 최형우-고종욱을 깔끔하게 잡아내는 모습이 벤치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닝을 마친 홍민기를 흐뭇하게 미소지으며 바라보는 김태형 감독의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다.
홍민기의 맞대결 상대는 두산 최민석이다. 올해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뽑은 19세 신인투수, 1m89 큰 키에서 최고 152㎞ 강속구를 던지는 두산의 기대주다. 바야흐로 영건 대격돌의 날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