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폰세-와이스(이상 한화 이글스) 같은 원투펀치를 꿈꾸지 않는 사령탑이 있을까.
망해도 5회까진 버텨준다. 5회 이전에 교체된 경기는 단 2경기 뿐이다. 경기마다의 기복도 크지 않다. 최근 5경기 모두 5⅓~6⅓이닝을 던졌고, 2~3실점으로 역투했다.
이 정도면 지난해까지 3년간 에이스로 활약했던 찰리 반즈의 평균치에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 가을야구를 겨냥하는 팀의 2번째 외국인 투수로는 부족함이 없다. 원체 활달하고 유쾌한 성격이라 팀 케미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력도 있다.
감보아와 최준용은 기존 전력이라고 쳐도, 이민석 홍민기 전민재 이호준 장두성 김동혁 등 전반기의 신데렐라들이 있다면, 황성빈을 시작으로 고승민 윤동희 손호영 김진욱 한현희 등 후반기 부상과 부진에서 돌아올 선수들도 있다. 조세진 김태현 박세현 박재엽 등 1군 무대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신예들도 더 있다. 산술적으로 올라갈 전력이 제법 된다.
|
또 결국 포스트시즌은 1~3선발간의 싸움인데, 박세웅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데이비슨만으론 부족해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모험'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도 일리가 있다.
전반기에 무리가 쌓인 롯데의 불펜진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정현수는 전반기에만 이미 리그 최다인 51경기에 등판했고, 정철원(44경기) 김상수(41경기) 송재영(38경기) 등도 적지 않게 던졌다. 복귀한지 얼마 안된 최준용은 아직도 쓰임새가 조심스럽다. '외국인 투수가 7회, 가능하다면 8회까지 던져준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지점이다.
김태형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데이비슨에 대해 "2선발급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는 건 아쉽다"면서도 "그래도 그만한 투수가 많지 않다. 안정감이 있고 자기 역할을 다하는 투수다. 계산이 서는 투수"라는 속내를 거듭 밝혀왔다. 오히려 데이비슨이 흔들릴까봐 한층 더 조심하는 모습.
|
그래서 지난 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의 경험이 소중하다. 이날 데이비슨은 사실상 전담포수로 활동해온 정보근 대신 주전포수 유강남과 호흡을 맞췄다. 초반 투구수가 많아 5⅔이닝 2실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퀄리티스타트에 준하는 내용을 보여줬다.
유강남은 정보근이나 손성빈, 박재엽 등 팀내 다른 포수들에 비해 목소리가 큰 편이다. 그래도 분석력이나 볼배합 면에서 김태형 감독의 점수는 나쁘지 않다. 아쉽다면 오히려 무릎 부상 이후 저하된 블로킹이나 2루 송구 능력인데, 1루 주자 견제 능력은 또 데이비슨이 꽤 괜찮다.
특히 타 포수들 대비 타격에선 '넘사벽' 수준이다. 타율 2할8푼8리 4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834의 기록 자체도 괜찮고, 필요할 때 외야 뜬공이나 한방을 날려줄 능력도 있다. 유강남과 찰떡 궁합을 보여줄 수 있다면 가장 나은 해답이 될 수 있다.
|
유강남은 '데이비슨이 고맙다고 했나'라는 질문에 "내가 먼저 고맙다고 했다. 정말 고생했다고, 그런 얘기를 더 해줬다"며 활짝 웃었다.
"내가 포수로 나갈 때 선발투수의 승리 확률이 높지 않다고 하면 포수 입장에서도 기분이 좋지 않다. 여러가지로 신경을 많이 쓰고 노력했다. 또 오늘은 (볼배합에도)여러가지로 변화를 많이 준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