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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점포→쐐기포' 케이브 원맨쇼! 폭염 속 사직벌 침묵케 한 두산다운 야구…롯데에 8대5 역전승 [부산리뷰]

김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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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7-08 21:42 | 최종수정 2025-07-08 22:02


'동점포→쐐기포' 케이브 원맨쇼! 폭염 속 사직벌 침묵케 한 두산다운 야…
8일 부산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 9회초 두산 케이브가 솔로홈런을 치고 기뻐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7.08/

'동점포→쐐기포' 케이브 원맨쇼! 폭염 속 사직벌 침묵케 한 두산다운 야…
8일 부산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 9회초 두산 케이브가 솔로홈런을 치고 조성환 감독대행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7.08/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작은 힘이 모이면 큰 일을 만든다는 걸 선수들이 느끼면 좋겠다."

부산을 휘어잡던 16년 원클럽맨 '캡틴'이었지만, 이제 '적장'으로 사직에 돌아온 남자. 조성환 두산 베어스 감독대행의 진심이 그대로 선수들에게 전달된 걸까.

모처럼 '두산다운' 끈질긴 야구를 보여줬다. 두산은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 1차전에서 8회초 터진 케이브의 동점 투런포와 박계범의 역전 적시타를 앞세워 8대5,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35승째(3무48패)를 따내며 하반기 대반격을 위한 초석 하나를 쌓았다. 레전드 김재호의 은퇴식이 열린 주말 KT 위즈전, 김재환의 극적인 역전포로 만든 위닝 시리즈의 들뜬 분위기를 부산에서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반면 롯데는 38패째(46승3무)를 기록, 이날 승리한 LG 트윈스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최고 153㎞ 강속구를 앞세운 선발 홍민기의 6년만의 데뷔 첫승도 다음 기회로 미뤄지게 됐다.

이날 두산은 이유찬(유격수) 정수빈(중견수) 케이브(우익수) 양의지(포수) 김재환(지명타자) 박준순(3루) 오명진(2루) 강승호(1루) 추재현(좌익수) 라인업으로 임했다. 선발은 최민석.


'동점포→쐐기포' 케이브 원맨쇼! 폭염 속 사직벌 침묵케 한 두산다운 야…
8일 부산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 경기 전 그라운드에 나선 두산 조성환 감독대행의 모습.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7.08/
롯데는 황성빈(중견수) 박찬형(3루) 레이예스(좌익수) 전준우(지명타자) 나승엽(1루) 유강남(포수) 전민재(유격수) 장두성(우익수) 한태양(2루)으로 맞섰다. 선발은 홍민기. 젊은 투수들간의 맞대결이었다.

경기전 만난 '월간 MVP' 롯데 감보아는 "비시즌이면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가 필요했는데, 이렇게 기회를 준 롯데에 감사하다. 잘 적응하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조성환 감독 대행은 16시즌 원클럽맨 생활을 한 사직구장에 대해 특별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높은 곳에서 롯데와 만나고 싶다"는 색다른 진심도 드러냈다. 지난 6일 잠실 KT전을 떠올리며 "지금까지 두산이 해온 건 바로 그런 야구다. 젊은 선수들이 매경기 작은 힘이라도 보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뛰어주길 바란다"며 '위닝 멘털리티'를 강조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이렇게 한꺼번에 부상자가 많은 시즌은 처음"이라고 전반기를 돌아봤다. 이어 "빈 자리를 대체한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다. 앞으로는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불펜의 정철원 최준용, 유격수 전민재를 작년과 가장 다른 요소로 꼽았다.


'동점포→쐐기포' 케이브 원맨쇼! 폭염 속 사직벌 침묵케 한 두산다운 야…
8일 부산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 두산 선발투수 최민석이 역투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7.08/
선취점은 두산이 먼저 뽑았다. 두산은 2회 2사 1루에서 터진 오명진의 3루타 때 1루주자 박준순이 홈을 밟았다.

하지만 롯데 선발 홍민기의 구위는 점점 힘을 더해갔다. 특히 4~5회에 걸쳐 최고 153㎞ 직구를 앞세워 김재환 박준순 오명진 강승호 추재현까지, 5타자 연속 삼진이란 괴물 같은 구위를 뽐냈다.

롯데 타선도 5회말 4점을 한꺼번에 따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장두성의 내야안타를 시작으로 한태양의 1타점 2루타, 1사 후 박찬형이 좌중간을 가르는 3루타가 이어지며 2-1 뒤집기에 성공했다.

이어 레이예스가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4-1까지 달아났다. 특히 레이예스의 홈런은 몸쪽 낮은 볼을 걷어올려 담장을 넘긴 비거리 120m의 대형 홈런이었다. 타구 속도도 161.7㎞에 달했다.

두산은 홍민기가 내려간 6회초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롯데 2번째 투수 정현수를 상대로 1사 후 정수빈이 2루타를 쳤고, 이어진 2사 2루에서 양의지가 적시타를 치며 1점을 만회했다. 하지만 양의지가 안타 직후 대퇴부 근육통을 호소해 교체되는 아픔도 겪었다.


'동점포→쐐기포' 케이브 원맨쇼! 폭염 속 사직벌 침묵케 한 두산다운 야…
8일 부산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 7회초 두산 오명진이 솔로홈런을 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7.08/
7회초에는 오명진이 롯데 김강현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쏘아올리며 1점차까지 따라붙었다. 높은 존에 걸리는 144㎞ 직구를 그대로 밀어친 비거리 110m의 한방이었다.

곧이어 롯데 유격수 전민재의 실책, 포수 유강남의 포일까지 나오며 1사 2루가 됐다. 김태형 감독은 유격수 이호준, 포수 손성빈으로 교체하며 팀 분위기를 다잡았고, 필승조 정철원이 추재현-김민석을 잇따라 삼진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특히 김민석은 트레이드 후 처음으로 사직을 방문한 것. 김민석은 헬멧을 벗으며 인사했고, 부산 팬들도 박수로 화답했다. 하지만 승부는 승부, 공교롭게도 '초대형 트레이드' 당사자인 정철원에게 막혔다.

두산은 7회말 1실점하며 패색이 짙어졌다. 1사 후 롯데 황성빈이 좌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쳤고, 이어진 2사 1,3루에서 롯데 전준우의 땅볼 때 박찬형은 투수 땅볼, 레이예스는 고의 4구를 얻으며 2사 1,3루. 여기서 전준우가 유격수 땅볼을 쳤지만, 유격수 이유찬의 실책이 나왔다.


'동점포→쐐기포' 케이브 원맨쇼! 폭염 속 사직벌 침묵케 한 두산다운 야…
8일 부산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 8회초 무사 1루 두산 케이브가 재역전 2점홈런을 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7.08/
하지만 두산의 야구는 여기서부터 시작이었다. 8회초 선두타자 정수빈이 롯데 구승민 상대로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어 롯데 김진욱을 상대로 케이브가 우측 담장을 까마득히 넘기는 비거리 130m 초대형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리고 1사 후 김재환의 안타, 박준순의 좌익선상 2루타, 오명진의 자동 고의4구로 만든 1사 만루에서 박계범이 좌중간 2타점 역전 적시타를 치며 승부를 뒤집었다.

두산은 9회초 케이브가 롯데의 또다른 좌완 송재영을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쏘아올리며 8-5까지 앞서나갔다. 한복판으로 몰린 142㎞ 직구를 놓치지 않았다.

8회말에는 승리조 박치국, 9회말에는 마무리 김택연이 등장해 실점없이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동점포→쐐기포' 케이브 원맨쇼! 폭염 속 사직벌 침묵케 한 두산다운 야…
8일 부산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 8회초 무사 1루 김진욱이 케이브에 동점 2점홈런을 허용하며 아쉬워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7.08/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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