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전 김태형 롯데 감독은 전날 동점포를 허용한 김진욱에 대해 "너무 안 좋다. 안 되려니까 뭘 해도 안된다"며 아쉬워했다. 전민재와 유강남의 교체에 대해서는 "(포수가)공을 못 잡았고, 도루 대비의 의미도 있다. 전민재는 두산전만 되면 이상하게 흥분해서 힘이 잔뜩 들어간다"며 일침을 놓았다.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 5회초 무실점으로 투구를 마친 롯데 이민석이 미소로 내야진을 맞이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7.09/
반면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2경기 연속 극적인 역전승, 최근 3연승에 대해 "너무 행복하다"며 기뻐했다. '78억 FA' 양석환의 1군 등록에 대해서는 "퓨처스 경기가 계속 폭염으로 취소돼 컨디션을 직접 보고 싶었다. 연습하는 걸 보니 괜찮아보인다"고 덧붙였다.
초반 몇 안되는 찬스에 점수를 낸 롯데의 집중력, 그리고 거듭된 찬스를 놓치는 두산의 아쉬움이 교차한 경기였다.
두산은 1회초 2사 후 케이브의 2루타, 양의지의 내야안타로 2사 1,3루 찬스를 잡았지만, 김재환이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삼켰다.
선취점은 롯데가 따냈다. 1사 후 박찬형의 볼넷, 레이예스의 안타로 1사 1,3루를 만들었고, 전준우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박찬형이 홈을 밟았다.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2회초 2사 1,3루 두산 오명진의 타구때 2루로 가던 정수빈이 타구에 맞은 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정수빈은 타구에 맞은 것으로 인정되며 아웃됐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7.09/
두산도 2회초 박준순 김기연의 연속 안타, 1사 후 이유찬의 볼넷으로 만든 만루에서 정수빈의 2루 땅볼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다음 타자 오명진의 타구가 1루주자 정수빈의 발에 맞으면서 아쉽게 이닝이 종료됐다. 당초 심판은 정상 플레이를 선언했지만, 롯데의 날카로운 비디오 판독이 통했다.
이어 롯데는 2회말 나승엽이 1루수 실책, 한태양이 중전안타로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곧바로 1루수 김민석을 빼고 양석환을 투입했다. 하지만 이어진 무사 만루에서 전민재의 희생 플라이, 이어진 2사 2,3루에서 박찬형의 3루 라인을 타고 가는 빗맞은 내야안타로 2득점, 롯데가 3-1 리드를 잡았다.
이후 롯데 타선은 컨디션을 회복한 곽빈에게 철저히 묶였다. 반면 두산은 3회초 2사 1,3루, 4회초 2사 1,2루에서 득점에 실패했다.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2회말 1사 1,2루 두산 박준순과 곽빈이 롯데 박찬형의 타구가 굴러가다 페어 지역에서 멈추자 아쉬워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7.09/
롯데 선발 이민석은 최고 154㎞ 직구를 앞세워 5회까지 6안타 5볼넷 1실점, 투구수 100개를 채운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삼진 5개는 인상적이었다. 롯데 벤치는 6회초에만 김강현-정현수-정철원을 잇따라 투입하며 흐름을 끊었다.
두산은 7회초 2사 1,2루 찬스를 잡았지만, 대타 김인태가 3루 뜬공으로 물러났다. 곽빈은 7회말까지 5안타 3실점(1자책), 투구수 103개로 역투했지만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롯데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마무리 김원중이 등판하지 못하며 불펜에 구멍이 뚫렸다. 전날 최준용을 마무리로 투입하려다 역전을 허용했던 롯데 벤치는 이날은 아예 8회 조기 투입한 후 9회까지 2이닝을 맡겼다.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 6회초 투구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롯데 정철원.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7.09/
최준용은 8회초 양석환 이유찬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1사 2,3루 위기를 맞이했지만, 오명진을 유격수 직선타, 케이브가 1루 땅볼로 잡아냈다.
하지만 9회 첫 타자 양의지를 몸에맞는볼로 내보내며 스텝이 꼬였다. 2사 후 추재현도 볼넷. 두산은 전다민-김준상을 잇따라 대주자로 투입했고, 최준용의 폭투로 2사 2,3루가 됐다. 여기서 강승호가 우중간 2타점 적시타를 치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강승호가 2루 도루에 성공했고, 이유찬의 우익수 앞 적시타로 4-3 승부를 뒤집었다.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이 9회초 2사 1,2루 위기를 맞은 최준용 유강남 배터리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7.09/
하지만 롯데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두산 마무리 김택연은 최근 5경기 연속(월요일 휴식) 등판이 무리가 됐는지, 제구가 흔들리며 첫 타자 한태양에게 볼넷을 내줬다. 롯데는 장두성의 희생번트, 김택연의 폭투로 만든 1사 3루에서 이호준의 1루 땅볼 때 한태양이 홈에서 세이프되며 4-4 동점을 이뤘다.
롯데는 10회초 베테랑 심재민이 등판했다. 올시즌 첫 등판, 2023년 10월 16일 한화전 이후 무려 632일만의 1군 등판이었다. 하지만 심재민은 두산 타선을 깔끔하게 3자 범퇴로 막아내는 연륜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