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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프로 선수들이 1군에 와도 잠을 잘 집이 없다. 놀랍지만 KBO리그의 현실 중 하나다. 가장 생각지도 못했던 현실적 고민. 그 디테일을 챙기는 SSG 랜더스다.
그렇게 되면, 2군 숙소를 쓰는 유망주 선수들은 1군 콜업이라는 기쁨도 잠시 당장 그날 잠을 잘 곳이 없다. SSG의 경우도 마찬가지. 강화군에 2군 구장이 있어서, 1군에 콜업된 2군 선수가 랜더스필드에서 경기를 치르게 되면 그날 밤에 잠을 잘 곳이 없다. 부모님이나 가족이 인천 부근에서 거주하는 것이 아니면, 이는 현실적인 고민이다.
그래서 대부분 선배들의 집에 신세를 진다. 친한 선배의 집에 얻어자는 게 일종의 관행 아닌 관행이다. SSG 뿐만 아니라 다른 구단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다 1군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출전 기회를 잡게 되면 야구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취집을 구하는 코스다. 물론 며칠만에 다시 2군에 내려가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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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SSG는 올해부터 '2군 선수 대상 홈 경기 숙소 제공'이라는 파격적 결정을 내렸다. 랜더스필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깔끔한 비즈니스 호텔과 구단이 제휴를 맺고, 인천에 집이 없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1군에 등록된 기간 동안 편하게 사용하도록 지원을 하고 있다.
현재는 인천에 집을 구한 포수 조형우도 "강화 숙소에서 지낼 때는 1군에 올라오면 잘 곳이 없어서 얻어 자야했는데, 구단에서 제공해주는 홈 경기 숙소를 이용해서 훨씬 편하고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작지만 큰 변화다. 유망주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과 경기력 향상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바로 수면과 휴식이다. 이동과 숙박 스트레스를 최소화해서, 경기 당일 컨디션을 극대화시키라는 구단의 배려이기도 하다. 숙박비는 당연히 전액 지원. 큰 액수는 아닐지라도 지출을 아낄 수 있다는 점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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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2군에 있는 선수들에게도 프로의 마인드를 심어주기 위한 작지만 큰 변화를 이뤘다. 강화 퓨처스필드 경기장 진입로에 위치한 가로등에 퓨처스 선수들의 얼굴과 이름, 등번호가 새겨진 배너가 나부끼면서 자긍심을 일깨우고 있다. 또 퓨처스 경기장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포토존을 제공하면서 SNS 확산 효과 역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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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 선수단 휴게실도 새단장을 마쳤다. 훈련 전후 선수들의 회복과 심리적 안정을 위한 휴게 공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소파와 리클라이너 등을 설치했다. 기존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쾌적하다는 게 선수들의 반응이다. 2군도 컨디션 유지와 부상 방지, 집중력 향상을 위해 편안히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데 구단 관계자들이 공감대를 형성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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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