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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의 부활? '대타 횟수 꼴찌' 김태형식 믿음의 야구 → 80억 방망이에 거는 기대 "쳐줄 사람이 없다" [SC포커스]

최종수정 2025-07-17 13:31

7년만의 부활? '대타 횟수 꼴찌' 김태형식 믿음의 야구 → 80억 방망…
8일 부산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 2회말 유강남이 안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7.08/

7년만의 부활? '대타 횟수 꼴찌' 김태형식 믿음의 야구 → 80억 방망…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9회말 2사 2루 롯데 유강남이 타격을 하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7.01/

7년만의 부활? '대타 횟수 꼴찌' 김태형식 믿음의 야구 → 80억 방망…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KT의 경기. 3회 1타점 적시타 날린 유강남. 부산=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6.27/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전반기 대타 횟수 65회. 10개 구단 중 가장 적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머릿속은 전반기 내내 복잡했다. "감독하면서 이런 시즌은 처음"이라고 말할 만큼 선수단에 부상자가 많았기 Œ문. 롯데만큼 비주류 전력급 선수들을 폭넓게 1군에서 기용한 팀은 드물었다.

두산 베어스 시절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른 감독답게 스스로의 눈에 확신이 있고, 선수를 판단하는 기준이 높다. 특정한 기준을 채우지 못하면 1군에 올라오기도 어렵다.

대신 한번 믿고 기용한 선수에 대한 신뢰는 두텁다. 포수에서 전향한 무명투수였던 김강현은 지난해 김태형 감독을 만나면서 1군에 본격적으로 발을 디뎠고, 올해는 전천후 마당쇠로 뛰며 43경기 45⅓이닝을 던졌다. 지난해(26경기 25⅓이닝)의 두 배 가까운 이닝을 이미 전반기에 소화했다.

육성선수 출신 신인 내야수 박찬형은 김태형식 검증을 뚫자마자 1군에서 적극 기용되고 있다. 16경기에서 타율 3할9푼5리의 불방망이를 몰아친데다, 당초 타격에 비해 허술하다던 수비에서도 젊은 패기를 바탕으로 준수한 모습이다. 일단 타격이 되니, 3루-유격수-2루에 두루 기용하면서 기회를 주고 있다.


7년만의 부활? '대타 횟수 꼴찌' 김태형식 믿음의 야구 → 80억 방망…
6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KIA전. 롯데 김태형 감독이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6/
그렇다면 '우승 포수' 출신 명장 김태형 감독에게 있어 '80억 포수' 유강남은 어떤 존재일까. 양의지를 보며 살아온 사령탑의 눈에 찰리가 없다.

그래도 한걸음 한걸음 전진중이다. 정보근 손성빈 박재엽 등 만만찮은 신예들의 도전 속에도 베테랑으로서의 무게감은 확실히 인정받았다. 무릎 수술 이후 수비 디테일에 아쉬움이 있지만, 투수와의 소통을 통해 경기를 끌고 나가는 능력은 남다르다.

타격에서의 진보도 눈에 띈다. 유강남은 전반기 타율 2할7푼6리 4홈런 2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02를 기록했다.


7년만의 부활? '대타 횟수 꼴찌' 김태형식 믿음의 야구 → 80억 방망…
2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SSG와 두산의 경기, 9회말 두산 김인태가 솔로홈런을 치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5.21/

유강남이 OPS 0.8을 넘긴 건 2018년(타율 2할9푼6리 19홈런 66타점 OPS 0.860) 이후 처음이며, 커리어 전체를 통틀어 2017~2018년 2번 뿐이다. 특히 2018년은 프로야구 공인구가 조정되기 전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170타석에 불과할지언정 올시즌 성적에 담긴 의미는 남다르다.

김태형 감독은 대타를 잘 쓰지 않는다. 교체 중 상당수는 수비 과정에서 질책의 의미로 이뤄진다. 번트용 대타를 쓰는 경우도 드물다.

장두성 김동혁 한태양 등 신예와 비주류 선수들이 활약한 올해 전반기를 감안하면 필요할 때 대타를 적극 활용할 법도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달랐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대타 횟수가 100번 미만이다. 가장 많은 대타를 쓴 팀은 NC 다이노스(123회) 롯데 다음으로 적게 쓴 팀은 LG 트윈스(103회)다. 9위와 10위의 차이가 1~9위간의 차이보다 훨씬 크다. 대타 타율은 2할2푼4리로 전체 7위다.

올시즌 대타로 가장 많은 타석을 소화한 선수는 김인태(두산, 39회) 최인호(한화, 30회) 최준우(SSG, 26회) 등이다. 특히 김인태(29타수 10안타) 최인호(26타수 10안타)의 대타 타율이 인상적이다.

롯데는 어떨까. 65번의 대타 중 가장 많은 기회를 받은 선수는 유강남과 정훈이다. 각각 14번의 대타 타석을 소화했다. 두 선수가 롯데 대타 기용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셈이다.


7년만의 부활? '대타 횟수 꼴찌' 김태형식 믿음의 야구 → 80억 방망…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유강남이 몸을 푸는 사이 김태형 감독이 생각에 잠겨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6.06/
확률은 사뭇 다르다, 롯데 대타의 대명사인 정훈은 14타수 2안타에 그쳤다. 반면 유강남은 12타수 5안타 2홈런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방망이 쳐줄 선수가 없다"며 유강남의 1군 등록을 예정보다 앞당기기까지 했던 김태형 감독이다. 후반기에는 윤동희 고승민 손호영이 모두 복귀할 전망이지만,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라는 점에서 유강암의 가치는 여전하다.

유강남의 방망이는 사령탑의 기대대로 얼마나 후반기에도 뜨겁게 타오를 수 있을까. 분명한 건 '80억 포수'가 스스로의 부끄러움을 딛고 공수 활약을 통해 가을야구를 향해 더 가까워지려 애쓰고 있다는 점이다. 50억 유격수 노진혁, 40억 투수 한현희와는 이제 구분이 필요할 정도가 됐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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