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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게 바로 1300만달러(약 181억원)짜리 선수의 가치다'
김하성은 20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의 조지 M. 스타인브레너 필드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 8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공격에서는 3타수 2안타 1도루 1득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종전 0.200에서 0.250(28타수 7안타)로 상승했다. 김하성의 활약 덕분에 탬파베이는 4대3으로 역전승을 거두며 후반기 첫 연승을 달성했다.
당초 탬파베이는 김하성의 타격에 대한 기대를 걸고 지난 5일 메이저리그로 승격시켰다. 그러나 김하성은 빅리그 복귀 이후에도 좀처럼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 14일 보스턴 레드삭스전부터 19일 볼티모어전까지 3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치며 시즌 타율이 0.200(25타수 5안타)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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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로 뒤지던 3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첫 타석부터 안타를 신고했다. 운이 따랐다. 볼티모어 우완선발 딘 크레머를 상대한 김하성은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바깥쪽 낮은 코스로 들어온 커브(시속 77.8마일)에 방망이를 뻗었다. 정타는 아니었지만, 타구는 내야를 살짝 넘어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가 됐다.
1루에 나간 김하성은 후속타자 타이스 타석 때 2루로 뛰었다. 이때 타이스도 타격을 시도했다. 그런데 하필 타이스의 타구가 볼티모어 1루수 미트에 그대로 빨려들었다. 김하성이 미처 귀루를 시도하기도 전에 공을 잡은 볼티모어 1루수 오헌이 1루 베이스를 찍고 더블아웃을 만들었다. 김하성은 허탈하게 더그아웃으로 돌아왔다.
5회말 1사 1루 때는 강한 타구를 날렸다. 역시 크레머를 상대로 초구 몸쪽 낮은 싱커를 전광석화처럼 받아쳤다. 타구 속도가 무려 106.1마일(약 171㎞)까지 나온 전형적인 하드히트, 정타였다. 하지만 화살처럼 날아간 타구는 하필 좌익수 정면으로 향했다. 비록 아웃이 됐지만, 김하성의 스윙은 날카로웠다.
자신감을 찾은 김하성은 수비에서도 '2023 내셔널리그 유틸리티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 다운 실력을 보여줬다. 8회초 수비 때 볼티모어 선두타자 웨스트버그가 친 타구가 3-유간 깊숙한 지점으로 날아들었다. 김하성은 이 타구를 백핸드로 캐치한 뒤 노스텝으로 1루에 송구했다. 첫 판정은 아웃이었다. 그러나 챌린지(비디오 판독)으로 결과가 내야 안타로 바뀌었다. 김하성의 빠른 스텝과 유려한 캐치에 이은 송구가 아니었다면 챌린지조차 해볼 수 없는 타구였다. 다행히 탬파베이는 실점하지 않았다.
김하성의 진가는 1-2로 뒤지던 8회말에 빛을 뿜었다. 선두타자로 나와 바뀐 투수 세란토니 도밍게스를 상대한 김하성은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시속 98.7마일(약 158.8㎞)짜리 몸쪽 싱커를 밀어쳐 우전안타를 만들었다. 빠른 타구가 1-2루 사이를 총알처럼 꿰뚫고 외야로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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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챈들러 심슨의 중전 적시타가 터지며 김하성이 결국 동점 득점을 만들었다. 심슨까지 2루 도루에 성공하자 볼티모어 투수 도밍게스가 무너졌다. 연속 2개의 볼넷으로 1사 만루 위기를 만든 뒤 그레고리 소토와 교체됐다.
소토는 첫 상대인 조나단 아란다를 1루 땅볼로 유도했다. 하지만 공을 잡은 1루수 오헌의 홈 송구가 뒤로 빠지며 한꺼번에 두 명의 주자가 홈으로 들어와 4-2를 만들었다. 이것이 결승 득점이 됐다. 탬파베이는 계속된 1사 1, 3루에서 추가점을 내지 못했지만, 9회초 볼티모어 공격을 1점으로 막으며 승리를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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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