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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9승 했는데 그냥 던져."
지난달 29일 KT전에서 5⅓이닝 3실점으로 시즌 아홉번째 승리를 챙겼지만,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5일 KIA전에서 4이닝 8실점으로 무너졌다.
올스타 휴식기를 지나 약 보름 만에 맞은 후반기 첫 등판. 푹 쉬고 나온 박세웅은 다시 위력을 찾았다. 최고 구속은 149㎞가 나왔고, 슬라이더(23개) 포크(22개) 커브(15개)를 섞어 경기를 풀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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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말부터 이어진 부진에 마음고생도 있었다. 박세웅은 "이전에도 부진했던 시즌은 있었지만, 이전 시즌과는 달리 실점이 많았고, 그런 부분에서 아쉬웠다. 어떤 방법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공격적으로 들어갔던 경기도 있었고, 아닌 경기도 있었다. 유리한 카운트도 있었고, 불리한 카운트도 있었는데 내가 조금 더 원하는 코스에 공을 던질 수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박세웅은 이어 "제가 가지고 있는 피칭 리듬이나 밸런스를 더 찾으려고 노력했다. 볼 배합적인 부분에 있어서 (유)강남이 형과 매일 이야기를 했다. 오늘 경기 전에도 이야기하면서 잘 맞춰서 풀어가려고 준비했다"며 "오늘은 네 가지 구종 모두 제구가 잘 됐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바라봤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부진이 길어졌던 박세웅을 향해 "몇 년 째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며 "자기 공에 확신이 없다"고 지적했다. 다소 냉정했던 사령탑의 한 마디. 그러나 박세웅의 반등을 누구보다 기다렸던 것도 김 감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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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화도 하나 공개했다. 박세웅은 "전반기 마지막 던지고 난 뒤 호텔에서 감독님과 마주쳤는데 '9승 했는데 그냥 던져'라고 하시더라. 그 덕분에 나도 믿음이 생기는 부분도 있었고, 자신감을 가지고 던질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복기했다.
김 감독 또한 "선발 투수로 7이닝을 소화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계속해서 경기가 안 풀려 고민이 많았을텐데 오늘 활약으로 10승을 기록한 것을 축하한다"며 박세웅의 호투를 반겼다
박세웅의 10승은 2022년 이후 3년 만. 당시 롯데는 8위로 시즌을 마쳤다. 박세웅의 승리와 함께 롯데는 4위 KIA 타이거즈에 1.5경기 차 앞선 3위로 시즌을 달리고 있다. 박세웅은 "3년 전보다는 지금 우리 팀 순위가 더 높다. 전반기 중반부터 부진했던 부분을 잘 보완해서 지금보다 더 높은 자리에서 시즌을 마무리 하고, 꼭 가을야구를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