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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승 했는데 그냥 던져!" 사령탑의 '밀당'…에이스는 3년 만에 10승을 품었다

최종수정 2025-07-24 11:15

"9승 했는데 그냥 던져!" 사령탑의 '밀당'…에이스는 3년 만에 10승…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롯데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 롯데가 키움에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박세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김태형 감독.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7.23/

"9승 했는데 그냥 던져!" 사령탑의 '밀당'…에이스는 3년 만에 10승…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롯데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 선발 투구하고 있는 롯데 박세웅.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7.23/

[고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9승 했는데 그냥 던져."

박세웅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6안타 1사구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개막전 후 첫 무4사구 피칭이자 두 달 만의 7이닝 소화.

개막 후 5월 중순까지 박세웅은 '특급 에이스'의 모습이었다. 9경기에 등판해 8승(1패)을 기록하며 빠르게 승리를 쌓아갔다. 그러나 5월17일 삼성전(5이닝 5실점)을 시작으로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고, 승리 행진도 중단됐다.

지난달 29일 KT전에서 5⅓이닝 3실점으로 시즌 아홉번째 승리를 챙겼지만,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5일 KIA전에서 4이닝 8실점으로 무너졌다.

올스타 휴식기를 지나 약 보름 만에 맞은 후반기 첫 등판. 푹 쉬고 나온 박세웅은 다시 위력을 찾았다. 최고 구속은 149㎞가 나왔고, 슬라이더(23개) 포크(22개) 커브(15개)를 섞어 경기를 풀어갔다.

6회까지 투구수 79개를 기록하는 등 쉽게 경기를 풀어간 박세웅은 7회 1실점 했지만, 타선이 5회초 3점, 7회초 1점을 지원하면서 결국 시즌 10승 달성에 성공했다.


"9승 했는데 그냥 던져!" 사령탑의 '밀당'…에이스는 3년 만에 10승…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롯데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 6회 투구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롯데 박세웅.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7.23/
박세웅은 경기를 마친 뒤 "팀이 많이 힘들었는데 승리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어서 기분 좋다. 후반기를 막 시작했는데 계속 좋은 결과로 시즌 마지막까지 임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5월 말부터 이어진 부진에 마음고생도 있었다. 박세웅은 "이전에도 부진했던 시즌은 있었지만, 이전 시즌과는 달리 실점이 많았고, 그런 부분에서 아쉬웠다. 어떤 방법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공격적으로 들어갔던 경기도 있었고, 아닌 경기도 있었다. 유리한 카운트도 있었고, 불리한 카운트도 있었는데 내가 조금 더 원하는 코스에 공을 던질 수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박세웅은 이어 "제가 가지고 있는 피칭 리듬이나 밸런스를 더 찾으려고 노력했다. 볼 배합적인 부분에 있어서 (유)강남이 형과 매일 이야기를 했다. 오늘 경기 전에도 이야기하면서 잘 맞춰서 풀어가려고 준비했다"며 "오늘은 네 가지 구종 모두 제구가 잘 됐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바라봤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부진이 길어졌던 박세웅을 향해 "몇 년 째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며 "자기 공에 확신이 없다"고 지적했다. 다소 냉정했던 사령탑의 한 마디. 그러나 박세웅의 반등을 누구보다 기다렸던 것도 김 감독이었다.


"9승 했는데 그냥 던져!" 사령탑의 '밀당'…에이스는 3년 만에 10승…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롯데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 6회 무사 1루. 임지열을 병살로 처리한 롯데 박세웅.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7.23/

"9승 했는데 그냥 던져!" 사령탑의 '밀당'…에이스는 3년 만에 10승…
2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롯데의 경기, 2회초 박세웅이 실점 위기를 맞자 김태형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 이야기를 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6.22/
종종 언론을 통해 나오는 김 감독의 차가운 평가에 박세웅은 "내 성적 자체가 왔다갔다 해서 그러셨을 수도 있는데 그래도 '우리팀에는 외국인 선수를 빼면 박세웅이 에이스'라고 말씀해주시고, 항상 믿음을 주셔서 감사하다. 자신감 잃지 말라고 칭찬도 해주시고, 혼내실 때는 또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거라 애정이 있으신 거 같다"고 해석했다.

일화도 하나 공개했다. 박세웅은 "전반기 마지막 던지고 난 뒤 호텔에서 감독님과 마주쳤는데 '9승 했는데 그냥 던져'라고 하시더라. 그 덕분에 나도 믿음이 생기는 부분도 있었고, 자신감을 가지고 던질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복기했다.

김 감독 또한 "선발 투수로 7이닝을 소화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계속해서 경기가 안 풀려 고민이 많았을텐데 오늘 활약으로 10승을 기록한 것을 축하한다"며 박세웅의 호투를 반겼다

박세웅의 10승은 2022년 이후 3년 만. 당시 롯데는 8위로 시즌을 마쳤다. 박세웅의 승리와 함께 롯데는 4위 KIA 타이거즈에 1.5경기 차 앞선 3위로 시즌을 달리고 있다. 박세웅은 "3년 전보다는 지금 우리 팀 순위가 더 높다. 전반기 중반부터 부진했던 부분을 잘 보완해서 지금보다 더 높은 자리에서 시즌을 마무리 하고, 꼭 가을야구를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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