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승리에 마침표를 찍는 홈런이 터졌습니다" 너무 섣불렀던 승리콜...'충격 대역전패' 삼성 상처만 더욱 커졌다

최종수정 2025-07-28 14:41

"승리에 마침표를 찍는 홈런이 터졌습니다" 너무 섣불렀던 승리콜...'충…
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SSG와 삼성의 경기. 8회 투구를 마친 삼성 이호성.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6.05/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승리에 마침표를 찍는 홈런이 터졌습니다."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린 27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

1승1패로 위닝시리즈를 노리는 양팀의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 치열한 가을야구 진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 팀이었다.

선발 매치업도 훌륭했다. 양팀 토종 에이스인 KT 고영표, 삼성 원태인의 맞대결이었다.

경기 양상은 예상대로 치열하게 흘렀다. 고영표가 7이닝 1실점 거의 완벽한 투구를 했지만, 패전 위기였다. 원태인은 7이닝 무실점으로 더 완벽한 피칭을 했다.

삼성이 고영표가 내려간 8회 구자욱의 1타점 2루타로 추가점을 내며 2-0으로 앞서나갔다. KT는 배찬승과 이승현(우완) 벽에 막혀 8회 추격점을 만들지 못했다.

이렇게 팽팽한 경기는 막판 1점의 가치가 엄청나다. 또 경기 흐름이라는 것도 있다. KT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9회 세이브 선두 마무리 박영현을 올렸다. 그 박영현을 상대로 베테랑 강민호가 솔로홈런을 날렸다. 승리에 쐐기를 박는 듯 보였던 한방. 누가 봐도 삼성쪽으로 경기 분위기가 기울어 보였다.

하지만 스포츠에 100% 확률은 없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요기 베라의 명언 처럼 그라운드에서는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


"승리에 마침표를 찍는 홈런이 터졌습니다" 너무 섣불렀던 승리콜...'충…
5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7회말 삼성 강민호가 역전 솔로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대구=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7.05/

강민호의 홈런이 터졌을 때 이날 경기를 중계한 캐스터는 "승리에 마침표를 찍는 홈런이 터졌습니다"라고 목청껏 외쳤다. 분위기와 흐름은 분명히 그랬다. 하지만 불과 몇 분 후, 이 말이 무색해져 버렸다. 경기 종료가 선언된 후 환호한 쪽은 삼성이 아닌 KT였기 때문이다. KT 마법의 힘을 간과한 '승리콜'이었다.

KT는 0-3으로 밀리던 9회말 4점을 내며 기적 같은 대역전 끝내기 승리를 따냈다. 이강철 감독 부임 후 전반기는 죽을 쑤고, 후반기 대반전을 일으키며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오는 패턴은 이제 공식이 돼버렸다. 올해도 전반기를 가까스로 5위로 마치고, 후반기 시작하자마자 선두 한화 이글스에 3연전 스윕을 당했다. 하지만 NC 3연전 스윕에, 삼성전 엄청난 역전승으로 위닝시리즈를 장식했다. 선두 한화와는 8경기 차이, 2위 LG 트윈스와는 5경기 차이지만 후반기에 유독 강한 KT이기에 어디까지 따라잡을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승리에 마침표를 찍는 홈런이 터졌습니다" 너무 섣불렀던 승리콜...'충…
2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안현민이 이강철 감독이 앞에서 타석을 준비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7.26/
KT 선수들의 집중력, 포기하지 않은 근성도 칭찬해야 하지만 반대편에 다른 문제는 삼성의 불펜이다.

마무리로 잘 크고 있다는 청년 투수 이호성이다. 김재윤, 임창민, 오승환 등 베테랑들의 극심한 부진과 부상으로 갑작스레 마무리 중책을 맡은 상황에서 9개의 세이브를 따내는 등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가을야구를 넘어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팀의 마무리로서는 아직 경험 등 아직 채워야 할 부분이 많은 것이 현실. 최근 10경기 세이브가 3개인데 패전도 3차례다. 150km 강속구가 있지만, 공이 너무 깨끗하고, 경기에 따라 볼과 스트라이크 편차가 있다. 빠른 공과 맞물릴 결정적 변화구가 약하니 타자들을 확실하게 압도하지 못한다. KT전은 이닝 초반 사구와 보크에 꼬였는지,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다.

마무리 첫 해는 당연히 어렵다. 경험도 쌓아야 한다. 하지만 이번 KT전과 같은 경우는 팀에 안긴 충격이 너무 컸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파란의 중심이었던 삼성. 올시즌은 불펜진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상승 동력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는 형국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