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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그래서 한 번 자리 비울 때 조심해야 하는 법이다."
데이비슨, 손아섭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분위기가 처질 수밖에 없는 가운데 NC는 그나마 포수 포지션 안정으로 무더운 여름을 버텨내고 있다. 주전 김형준이 건재한 가운데, 안중열이 백업 역할을 쏠쏠하게 해주고 있다.
단순 백업 역할이 아니다. 주전으로 출전하는 경기도 많고, 경기 후반 출전으로 이호준 감독의 용병술 폭을 넓혀준다. 타율은 1할8리밖에 안되지만, 파이팅 넘치는 수비와 볼배합에서 합격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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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열이 열심히 한다 해도 박세혁은 우승 경험도 있는 베테랑 포수. 또 타격과 주루에서는 안중열이 대적할 수 없다. 박세혁은 큰 것 한방도 칠 수 있는 파워까지 있다. 그런데 왜 이 중요한 시기 박세혁은 회복이 다 됐는데도, 1군에 올라오지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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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중열이가 잘하고 있다. 원래 우리팀 1번 포수는 김형준, 2번은 박세혁, 3번이 안중열이였다. 그런데 2번 포수가 없을 때 3번 포수가 잘해주면, 다시 바꿀 명분이 없어진다. 중열이는 허를 찌르는 볼배합도 돋보이고, 일단 더그아웃에서 파이팅이 넘친다. 최근 경기를 보다 엄지를 치켜세운 건 안중열의 볼 배합을 칭찬할 때 밖에 없었다"며 "박세혁도 준비가 다 됐다는 보고는 받았다. 하지만 김형준이나 안중열 중 누가 다친다면 모를까, 두 사람이 잘해주고 있는데 갑자기 박세혁을 올리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 감독은 "그래서 프로 선수는 자리를 한 번 비울 때 조심해야 한다. 전 소속팀(LG)에서도 선수들이 10점 넘게 차이나도 교체를 거부하더라. 이유는 단 하나다. 나 대신 나간 선수가 잘하면, 내 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연봉 많이 받고, 야구 잘하는 선수들도 그 빈틈을 주기 싫어하는 것이다. 아파서 2군에 내려가는 일이 생기면,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