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스즈키 이치로가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에 공식 입성했다.
헌액식은 오전부터 비가 내려 실내에서 진행될 뻔했으나, 예정된 시각에서 한 시간 경과 후 비가 멎으면서 수 백명의 취재진과 팬들 모두 영예로운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었다.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와 관심을 받은 선수는 단연 이치로였다.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영광스럽고 높은 무대에 오른 것이다.
연단에 선 이치로는 우선 "저에게 표를 주지 않으신 기자님에게 제안했던 저녁 식사는 이제 그 효력이 정지됐습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치로는 이틀 뒤 인터뷰에서 "나에게 표를 주지 않은 기자를 우리 집에 초대해 술 한잔 하면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고 재치있는 제안을 했지만, 끝내 해당 기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
이치로의 연설 내용의 대부분은 어린 후배들을 향해 던지는 꿈과 목표, 노력에 관한 메시지였다.
영어로 된 연설문을 꺼낸 그는 "작은 것들이라도 꾸준히 하면 성취하지 못할 것이 없다. 나를 보라. 키 5피트11인치(1m80), 몸무게 170파운드(77㎏)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 많은 사람들은 내가 덩치 큰 빅리거들과 싸우기엔 너무 작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난 준비(preparation)에 관한 나의 믿음에 최선을 다한다면 그런 의심들을 극복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러분들의 짐작대로 내가 일본에서 메이저리그로 건너간 최초의 야수가 되고자 할 때 많은 의심들이 있었다. 아니, 의심을 넘어 비판론과 부정론이 무수히도 제기됐다. 누군가는 '국가(일본)를 당황하게 하지 말라'고까지 했다. 그런데 나를 가장 많이 지지해준 사람이 바로 아내 유미코"라면서 "내 아내도 그런 의심을 갖고 있었지만 내가 눈치채도록 티를 내지는 않았다. 그녀는 나를 응원하고 용기를 주는데 모든 에너지를 사용했다. 시애틀, 뉴욕, 마이애키에서 19년 동안 그녀에겐 우리 가정은 언제나 행복하고 화목하다는 확신이 있었다. 나는 선수로 꾸준히 하려고 노력했을 뿐이다. 그녀는 내 생애 최고의 가장 변함없는 동료였다"며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
|
특히 2001~2010년까지 10년 연속 3할, 200안타, 골드글러브, 올스타 선발이라는 전무후무한 금자탑을 쌓았고, 데뷔 시즌에는 AL 올해의 신인과 MVP를 동시에 석권하는 기염을 통했다. 2004년에는 262개의 안타를 쳐 1920년 조지 시즐러의 257안타 기록을 84년 만에 깨트렸다.
역사상 가장 완벽한 히터이자 리드오프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별다른 구설수에 오르지 않고, 유니폼을 벗은 뒤에도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야구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