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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3월이 아닌, 7월에 열린다? KBO리그에도 브레이크 기간이 생길지 모른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주최로 2006년 1회 대회가 열린 WBC는 첫회부터 가장 최근 열린 2023년 5회 대회까지 줄곧 3월에 진행했다. 내년 열릴 대회 역시 일본, 푸에르토리코, 미국의 지역별로 시차는 존재하지만 3월 5~17일 사이에 1라운드부터 결승전까지 개최된다.
그런데 그동안 대회 개최 시기를 두고 여러 이야기들이 나온 것은 사실이다. 참가 선수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시기가 바로 3월 대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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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가대표 선수들도 하반기에 열리는 아시안게임, 프리미어11 등의 대회보다 WBC 출전을 매우 힘들어했다.
실전이 가능한 몸 상태를 평소보다 한달 정도 빨리 만들다보니 생각보다 빨리 컨디션이 안 올라오는 변수가 있다. 또한 대회 때는 괜찮아도 대회를 마친 이후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평소와 다른 스케줄로 준비한 대회 출전 후유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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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문제들로 인해 대회를 주최하는 메이저리그 사무국 관계자들 사이에서 "대회를 차라리 7월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에 개최하는 것 어떠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WBC 대회를 점점 더 규모를 키워 전 세계에 야구 열풍을 일으키는 핵심 대회로 만들고 싶은 의지를 보이고 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에 개최를 하면 최정상급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WBC에 출전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논의의 핵심이다.
여기에 2028년 7월에 열리는 LA 올림픽이 도화선이 될 수 있다. LA 올림픽은 7월 14~30일 캘리포니아 LA를 중심으로 대회가 열리는데, 2020 도쿄올림픽 이후 다시 야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등 스타 선수들이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브레이크 기간을 늘리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가 나지는 않았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 주최가 아닌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주최인 아마추어 대회에도 최대한 많은 스타급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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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WBC가 7월 개최로 조정되면 일본, 한국, 대만 등 다른 프로 리그들도 메이저리그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에 맞춰 휴식기를 가져야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KBO리그는 올해 올스타전 앞뒤로 총 5일 정도 휴식기를 가졌다. 올림픽 혹은 WBC에 맞춰 이 휴식기를 늘리는 것도 검토해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국제 대회 출전을 포기하거나,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만 미루기도 다소 부담스럽다. 최근 몇 년간 국제 대회 경쟁력 약화가 지적돼 왔고, 실제 성적도 좋지 않았다. KBO가 국제 대회 경쟁력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출전을 선뜻 포기하기도 어렵다.
또한 지난 대회에 이어 내년 3월 열릴 WBC는 대회에도 메이저리그 초특급 스타들이 대거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한 국제 대회를 넘어, 야구 인기가 높은 국가들의 자존심이 걸린 맞대결 무대다.
WBC 7월 개최는 아직 논의 중인 사안이지만, 현실이 된다면 후속 대응을 놓고 한바탕 지각 변동은 불가피해보인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