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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런 경우는 정말 처음 본다."
새 선수에 대한 기대와는 별개로 팬들 입장에서는 로하스를 보지 못하는게 아쉬운 일이 됐다. 실력도 실력이거니와, 늘 밝고 유쾌한 모습을 잃지 않았고 팬서비스도 으뜸이었다.
로하스는 일본에서 실패한 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다시 돌아왔는데, '나 죽지 않았다'고 시위하듯 전경기 출전에 타율 3할2푼9리 32홈런 112타점을 기록했다. 한 시즌 반짝이라고 할 수 없었다. 이미 보여준게 너무 많았다. KT도 올시즌을 앞두고 180만달러 전액 보장 최고 연봉을 안길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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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한 일이다. 프로 선수가 매 시즌 똑같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없지만,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 한 시즌 만에 이렇게 급추락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로하스가 타율 2할8푼 20홈런 80타점 정도를 할 수 있는 시즌이었다면 '충격 부진' 이런 말이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 그의 야구는 말 그대로 '수직 하강'이었다.
올해로 35세다. '꺾일 수' 있는 나이이기는 하다. 선수 생활 황혼기에는 한 해, 한 해가 다르다고 한다. 특히 홈런을 쳐야하는 파워히터들에게는 세월의 흐름이 더욱 무섭다. 근력, 순발력 등이 빠르게 저하된다. 그런데 한 살 더 먹은 걸로 부진의 이유를 설명하기도 애매하다. 특별한 부상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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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심리적 문제일까. 가정사라도 있었을까. 전혀 없었다고 한다. 인센티브가 없지만 로하스는 대충 하는 스타일의 선수가 아니다.
오히려 너무 잘 하려다 꼬인 시즌일 수 있다. 초반부터 성적이 나지 않으니, 만회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전반기 막판과 후반기 초반 '멘붕'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다. 변화구만 떨어지면 방망이를 참지 못했고, 눈물을 금방이라도 터뜨릴 듯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자주 노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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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관계자는 "코칭스태프, 프런트 다 포함 구단 내 누구도 로하스가 이렇게 심각한 부진을 보일 거라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이런 극단적 사례는 정말 처음보는 것 같다. 우리도 당황스러웠다. 로하스는 KT에 정말 중요한 선수였고, 아쉽지만 이제는 스티븐슨이 잘해주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