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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KBO 자료에 따르면 1994년 박찬호 이후 작년까지 메이저리그의 꿈을 안고 태평양을 건넌 한국 고교 및 대학 선수는 총 63명이다. 그 가운데 실제 빅리거에 올라 한 경기라도 뛴 선수는 입단 계약 시점을 기준으로 박찬호부터 시작해 봉중근 서재응 김선우 조진호 백차승 최희섭 김병현 추신수 류제국 최지만 박효준 배지환까지 13명이다.
현재 마이너리그에서 빅리그를 올려다 보며 땀방울을 흘리는 한국 아마추어 출신 선수는 5~6명 정도다. 배지환의 경우는 빅리그를 수 차례 오르내리는 상황인데, 현재 트리플A에 머물고 있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루키 레벨서 뛰던 심준석이 방출됐다.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각) 마이애미 구단은 "루키 레벨 FCL말린스 우완 투수 심준석을 방출했다(released)"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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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준석이 지난해 7월 31일 트레이드를 통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마이애미 팜으로 옮긴 직후 마이애미 팬매체 '말린 매니악'은 '심준석은 마이매미 유망주 순위 20위이지만, 성장 여부에 따라 최고의 스타로 우뚝 서거나 아니면 실패자가 될 수 있는 요소를 모두 갖고 있다'면서 '말린스가 오랫동안 평균 이상의 선발투수 육성 경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심준석의 풍부한 구위는 장기적으로 말린스 팬들을 설레게 할 수 있다'고 했었다.
이 매체가 내다본 두 갈래 전망 중 부정론이 결과로 나타났다. 실패자라는 것이다.
코리안 유망주들이 미국으로 건너가 고전하는 것은 실력을 차치하더라도 문화와 언어적 요소 등 그 이유는 다양하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KBO리그 구단처럼 선수 하나하나를 밀접하게 관찰하고 '케어(care)'해 주지는 않는다. 자기 관리는 철저히 자신의 몫이다. 심준석의 경우 마이너리그에서 경기에 나선 날보다 부상 때문에 쉰 날이 훨씬 많았다.
루키 레벨을 벗어나지 못한 이유다. 물론 아직 도전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입단 때보다 훨씬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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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에는 싱글A에서 11경기에 선발로 나가 35⅔이닝을 투구해 평균자책점 4.54를 마크하고 있다. 볼넷 28개를 내주고 삼진 47개를 잡아냈다. WHIP 1.32, 피안타율은 0.156이다. 피안타율에 비해 평균자책점과 WHIP가 높다는 건 제구가 나쁘다는 뜻이다. 구위만 좋다고 해서 성공할 수는 없다.
게다가 장현석은 지난 6월 2일 등판 이후 부상자 명단(IL)에 등재돼 2개월 넘게 재활에 몰두하고 있다. 심준석과 마찬가지로 잦은 부상과 제구력 불안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둘은 2004년 생 동갑이지만, 미국에는 심준석이 1년 먼저 진출했다.
장현석도 90마일대 중반의 직구를 앞세우지만, 들쭉날쭉한 제구는 여전히 고민거리다. 미국에 진출해 1년 6개월 동안 29경기에서 72⅓이닝 밖에 못 던졌다. 한창 경기 경험을 쌓고 구위를 가다듬어야 할 단계인데, 아까운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