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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마운드 위에서 어떤 순간에도 표정 변화가 없어 별명이 '돌부처'인 남자. 은퇴 기자회견조차 덤덤했지만, 그런 그도 목이 메이는 순간이 있었다. 바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렸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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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대구 홈구장을 찾아 대표이사와의 면담을 통해 은퇴 결심을 밝힌 오승환은 "결국 은퇴를 하게 됐지만, 이게 저는 좋은 방향으로 가고있다고 생각한다"고 담백하게 털어놨다.
이제 정말 떠날 때가 된 것 같아서 유니폼을 벗지만, 사실 기자회견 말미에 드러난 그의 속내는 따로 있었다. 은퇴를 결심하게 된 진짜 배경, 정신적 지주였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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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은 어머니의 부재가, 은퇴를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 털어놨다. 그는 "(가족으로)아버지, 어머니, 형들 그리고 아내가 있다. 어머니는 올 시즌에 갑작스럽게 돌아가시면서 이 자리를 못 보시는 게 가장 기분이 좀 그렇다"면서 "사실 은퇴를 하면서 가장 크게 와닿았던 부분(이다). 경기 마치고 항상 응원해주시고, 연락이 왔던 첫번째 사람(어머니)가 안 계신다는 것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기자회견에서도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던 오승환은 어머니를 떠올릴 때 눈물이 고이고 목이 메었다. 그는 "그동안 많은 코치님들께 도움을 받았지만, 저에게 가장 큰 도움을 주셨던 분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가장 크게 '현타'가 왔다. 그 이야길 하다보니 말문이 막힌다"며 감정을 추스렀다.
송도(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