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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최고의 타자가 바뀌었다. 예상 밖이지만, 일리 있는 설명이 뒤따랐다.
슈와버의 순위는 4월에는 '톱10' 밖이었다. 5월에 9위로 진입한 뒤 6월 4위에 이어 이번에 1위에 등극했다. 지난 6월 말 랭킹서는 저지가 1위, 오타니가 2위였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지나는 동안 '지각 변동'이 일어난 것이다. 애슬레틱스 루키 1루수 닉 커츠가 2위에 올랐다는 사실도 이를 방증한다.
MLB.com은 슈와버에 대해 '6월 중순 이후 슈와버는 슈와버다운 폭탄을 쏘아올리며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뜨거운 공격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올해 32세인 그는 최근 39경기에서 18홈런에 장타율 0.714를 마크했고, 최근 4시즌 중 3번째로 40홈런을 마크했다. 아프지 않다면 생애 첫 50홈런도 확실시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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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점은 94개로 양 리그 통합 1위다. OPS(0.964), 장타율(0.585)은 오타니에 이어 NL 2위이고, 볼넷은 뉴욕 메츠 후안 소토(87개)에 이어 2위다. 물론 삼진 136개는 NL 4위로 여전히 많은 편이지만, 그건 슈와버를 평가하는데 있어 중요한 잣대가 아니다.
이 때문에 슈와버가 NL MVP 경쟁서 오타니를 위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주목할 것은 오타니의 다저스와 슈와버의 필라델피아는 소속 지구에서 나란히 1위를 달리고 있다. 슈와버도 개인과 팀 성적을 모두 고려할 때 MVP가 될 자격을 충분히 갖고 있다.
MLB.com은 '오타니가 또 다시 MVP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슈와버의 기세가 당신을 놀라게 할 수 있다'며 '슈와버가 지금처럼 친다면 NL MVP를 놓고 오타니를 추격할 수 있다는 정서가 커지고 있다. 올시즌 1위를 달리고 있는 필리스에서 슈와버보다 중요한 선수는 없다. 그는 올시즌을 마치면 FA가 된다'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오타니와 저지가 올스타전 스윙-오프에 나가지 않은 상황에서 슈와버가 출전해 3홈런을 치며 NL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다른 선수들보다 올스타전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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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시즌 초 왼 무릎과 발목을 심하게 다쳐 시즌을 접은 슈와버는 그해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월드시리즈에 맞춰 복귀해 맹타를 터뜨려 주목받았다. 5경기에서 타율 0.412(17타수 7안타)에 2타점, 3볼넷을 때리며 컵스가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르는데 일조했다.
그는 2017년 30홈런을 때리면서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그런데 슈뫄버는 2020년까지 비교적 건강한 몸으로 컵스에서 121홈런을 터뜨렸음에도 그해 11월 컵스의 논텐더로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당했다. 단축시즌이었던 그 해 59경기에서 11홈런과 타율 0.188을 기록했는데, '모 아니면 도' 스타일의 타격 탓이었다.
2021년 워싱턴 내셔널스와 1년 계약을 맺고 새 둥지를 튼 슈와버는 그해 7월 말 트레이드를 통해 보스턴 레드삭스로 옮겨 활약을 이어가며 타율 0.266, 32홈런, OPS 0.928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시즌 후 FA가 되자 보스턴 역시 재계약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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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와버는 18홈런을 보태면 라이언 하워드가 2006년 세운 필라델피아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과 타이를 이룬다. 그러나 그는 "난 경기장에 나가 기록을 세우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매일 똑같은 마음으로 나가 동료들을 도와줄 뿐이다. 기록을 세운다는 건 위대한 일이지만, 세우지 못해도 위대하다"는 명언을 남겼다.
1992년 4월 생인 저지, 1994년 7월 생인 오타니. 슈와버는 그 중간인 1993년 3월 생이다. 명백한 저지-오타니의 시대지만, 슈와버의 시대도 도래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