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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처리할 수 있는 타구 맞나' KBO 톱클래스 아니다, 이 정도면 ML급이라 해도 '오버' 아니다

최종수정 2025-08-08 12:07

'사람이 처리할 수 있는 타구 맞나' KBO 톱클래스 아니다, 이 정도면…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LG전. 2회초 호수비를 보여준 신민재가 송승기를 향해 윙크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31/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KBO 톱클래스가 아니라 메이저리그급이네.

야구는 득점이 나야 이긴다. 그러니 결정적인 순간 홈런을 치고, 안타를 친 선수가 주목을 받는다. 상대에 점수를 주지 않은 투수도 조명을 받기 마련이다.

LG 트윈스 신민재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 승리의 영웅이었다. 팀이 0-1로 밀리던 4회말 호투하던 상대 투수 곽빈으로부터 역전 3타점 2루타를 때려낸 것. LG가 동점을 허용해 결승타가 되지는 않았지만, 이 안타와 타점이 없었다면 LG의 4대3 승리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안타만큼, 아니 안타보다 더 중요한 장면이 있었다. 바로 신민재의 그림같은 호수비. 두산이 3-3까지 따라온 6회초. 2사 1, 2루 위기가 이어졌다. 여기서 역전 점수를 주면 두산쪽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갈 수 있는 상황.

타석에는 두산에서 최근 가장 무서운 타자 케이브가 있었다. 케이브가 김진성의 초구 포크볼을 제대로 받아쳤다. 중견수 방면으로 흘러나가는 안타가 될 것 같은 타구. 그런데 신민재가 어느새 나타나 완벽한 타이밍으로 슬라이딩해 공을 낚아챘고, 전혀 조급하지 않다는 듯 유격수 오지환에게 글러브 토스를 해 이닝을 마쳤다. '사람이 어떻게 저런 플레이를 힘들이지 않고 할 수 있나' 생각이 들 정도의 완벽한 수비. 이 수비 하나로 LG는 1위 자리를 재탈환했다.


'사람이 처리할 수 있는 타구 맞나' KBO 톱클래스 아니다, 이 정도면…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LG전. 8회말 2사 1루. 신민재가 안타를 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8.7/
안그래도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홍창기 부상 이탈 이후 리드오프 자리에 들어가 공-수 완벽한 활약을 해주고 있는 신민재를 향해 "LG 주전을 넘어, KBO리그 톱클래스 2루수로 성장하는 길을 걷고 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처음에는 발만 빠른 대주자였지만, 염 감독을 만난 뒤 기회를 받으며 공-수 기량이 모두 부쩍 늘고 있다. 방망이 컨택트 능력은 원래 있었지만, 놀라운 건 수비. 수비를 못하는 선수로 낙인이 찍혀있었기 때문.


'사람이 처리할 수 있는 타구 맞나' KBO 톱클래스 아니다, 이 정도면…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LG전. 6회초 호수비로 실점 위기를 막은 신민재가 오지환의 환영을 받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8.7/
일전 염 감독에게 신민재 수비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다. 어떻게 이렇게 단기간에 실력이 늘 수 있느냐고. 염 감독은 "물론 시합에 계속 나가면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는다"고 하면서도 "내야수들에게 중요한 건 첫 스텝이다. 그 스텝 하나로 결과가 바뀐다. 신민재 수비가 불안했던 건 그 스텝 문제였다. 코치들이 엄청나게 훈련을 시켰다. 점점 좋아지더라. 여기에 경험치가 쌓이니, 이제는 리그에서 가장 안정적니 2루 수비를 한다"고 설명했었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야수는 화려한 방망이로 1차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야구는 치기만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수비의 중요성은 설명이 필요없다. 수비로 인해 신민재의 가치는 점점 더 급등할 수밖에 없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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